목차 열기

FOUNDATIONS 006 · 13

11장 타이어 광고

타이어 광고에서도 개척자 역할을 맡았다. 자전거 시대부터 타이어 광고가 조금씩 나오기는 했지만 이름을 알리는 정도에 그쳤다. 굿이어는 오랫동안 우리 대행사의 고객이었다. 광고비는 연간 4만 달러를 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타이어를 대중적으로 광고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어느 날 장부에 있는 고객의 광고 규모를 키우면 우리 사업도 커진다는 당연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후 이것이 우리의 핵심 원칙이 됐다. 그 원칙을 따라 세계에서 가장 큰 대행사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광고대행사의 수수료는 매체사가 지급한다. 한 대행사에서 다른 대행사로 고객을 옮겼다는 대가가 아니다. 광고 전체 규모를 늘린 대가다. 우리는 보수를 받을 만한 일을 해야 한다. 새로운 광고 기회를 찾아 키우는 것이 한 방법이다. 기존 광고주가 지출을 몇 배로 늘릴 수 있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른 대행사의 고객을 빼앗아 온 적은 거의 없다. 큰 기회를 잘못된 방법으로 망치고 있는 경우가 아니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맡은 대형 고객은 거의 모두 처음부터 직접 만든 관계였다. 때로는 적은 금액으로 시작해 광고가 번 돈으로 규모를 키웠다. 이런 성장이 광고 일에서 가장 큰 만족을 준다.

오랜 설득 끝에 굿이어는 광고비를 늘리기로 했다. 첫 시즌에 20만 달러를 맡겼다. 굿이어 사람들에게는 무모할 만큼 큰 금액이었다.

당시 굿이어는 ‘스트레이트 사이드 타이어’라는 제품을 개척하고 있었다. 이름은 들었지만 무엇인지 몰랐다. 그 제품의 광고가 내 책상에도 자주 올라왔는데 자동차와 광고에 모두 관심이 있던 나조차 의미를 알아볼 만큼 끌리지 않았다.

차이를 물었더니 스트레이트 사이드와 클린처 타이어를 보여 주었다. 왜 구조가 다른지도 물었다. 스트레이트 사이드는 림이 타이어를 자르는 일이 없고, 같은 크기에서 공기 용량이 10퍼센트 더 크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그 결과를 강조하지 않습니까? 사람이 원하는 것은 결과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얻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생각이었다. 그들은 제조사였고 주된 관심은 구조의 형태였다. 제조 세부에 관심이 있으니 대중에게도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만 했다.

제조사가 자기 광고를 직접 해서는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 있다. 이제 그렇게 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광고주는 공장에 너무 가까이 있다. 자기 관심사에 눈이 가려 고객의 관심사를 보지 못한다. 소비자 쪽을 이해하지 못한다.

자기가 자랑스러워하는 방법과 공정, 공장 크기, 회사의 역사 같은 것을 말한다. 광고인은 소비자를 연구하고 소비자가 알고 싶은 것을 말해야 한다.

나는 ‘림에 잘리지 않는 타이어’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모든 광고에 “림에 잘리지 않는 타이어, 공기 용량 10퍼센트 증가”라는 제목을 걸었다. 효과는 즉각적이고 거대했다. 판매가 빠르게 치솟았고 굿이어는 곧 타이어 업계의 선두가 됐다.

다른 결과도 생겼다. 모든 경쟁사가 같은 형태의 타이어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2~3년 뒤에는 굿이어가 그 특징만으로 우위를 주장할 수 없게 됐다. 우리는 ‘림에 잘리지 않는’이라는 말을 차츰 줄이고 굿이어라는 이름을 앞세웠다.

그때는 더 인상적인 새 이야기가 생겨 있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였다. 사진과 글로 그 성장을 계속 보여 주자 자동차 세계 전체가 굿이어 타이어로 움직이는 듯한 인상이 생겼다.

대부분의 분야에서 많은 사람이 선택한다는 사실은 강력한 판매 논거다. 사람은 무리를 따른다. 여러 사물의 이유와 가치를 직접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수의 판단을 받아들인다.

이름으로 한 일도 있다. 미끄럼 방지 트레드에 ‘올웨더’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장 중요할 주장을 정하고 이름 자체가 그 뜻을 전하게 했다. 제품명이 핵심 이야기를 말했고 그 자체로 광고가 됐다. 모든 날씨에 모든 바퀴에서 이 타이어를 쓰도록 만드는 것이 당시의 주된 목표였다. 그 영향이 크게 작용해 이후 일반적인 사용법이 됐다.

이야기를 담은 이름에는 큰 이점이 있다. 이름은 늘 눈에 띄게 표시된다. 따라서 잘 지은 이름 하나가 지나가는 사람도 읽을 만한 완결된 광고가 될 수 있다. 올바른 이름을 만드는 일은 좋은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일 때가 많다. 이런 이름은 광고비의 효과를 두 배로 만들기도 한다. 메이브레스, 다이앤샤인, 3인원 오일, 팜올리브 비누 같은 이름의 가치를 생각해 보라.

또 다른 문제는 판매점이 타이어 재고를 갖게 하는 일이었다. 당시에는 재고를 두는 곳이 드물었다. 판매가 생길 때마다 굿이어 지점에서 가져갔다. 우리는 대규모 신문 캠페인을 준비하고 재고를 갖춘 판매점 이름을 광고마다 실어 주겠다고 했다. 최소 조건은 250달러어치 재고였다. 몇 달 만에 판매점 약 3만 곳이 굿이어 타이어를 들여놓았다. 이 캠페인은 타이어 사업 전체의 모습도 크게 바꾸었다.

지역 광고에 판매점 이름을 싣는 방식은 재고를 확보하는 데 거의 거부하기 어려운 유인이다. 이보다 효과적인 계획은 드물다. 큰 캠페인에 경쟁점 이름은 있는데 자기 이름만 빠지는 상황을 원하는 판매점은 없다.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다른 곳을 끌어들이기 쉬워진다. 나는 새 제품에서 이 방식으로 거의 모든 점포의 유통을 확보하곤 했다.

굿이어 캠페인은 내 경력에서 가장 큰 성공 가운데 하나였다. 굿이어 타이어를 선두에 올렸다. 바뀌는 상황에 그때만큼 효과적으로 대응한 적도 드물었다. 광고비는 연간 4만 달러에서 약 2백만 달러로 늘었다.

그래도 고객을 잃었다. 내가 동의할 수 없는 기업 이미지 광고를 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큰 성공을 이루면 누구나 조금 자랑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사람은 남의 자랑을 가장 듣기 싫어한다. 사업가는 공장을 보여 주고 성장 과정을 말하며 운영 방식과 정책을 설교하고 싶어 한다. 본인은 만족할지 몰라도 판매는 아니다. 광고에서든 다른 분야에서든 자기 원칙을 거스를 여유가 있는 사람은 없다. 돈 때문에 타협하는 순간 길을 잃는다. 반드시 사업가로서 실패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직업에 무언가를 보태고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전문가로서는 끝난다.

광고에서 벌어지는 충돌 대부분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 돈을 내는 쪽은 비전문가다. 자연스럽게 지시할 권리가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초기에는 그 권리를 좀처럼 행사하지 않는다. 광고 방식이 너무 낯설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도 광고 전문가라고 느끼기 시작한다. 사람은 모두 자기 영역 밖의 무언가에서도 뛰어나고 싶어 한다.

이 욕망 때문에 많은 사람이 길을 잃는다. 한 사업에서 돈을 벌고 여러 다른 사업에서 잃는다. 한 번의 성공이 자신을 모든 사업에 능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느끼는 듯하다.

이 사람들도 외과의사에게 수술법을 지시하지는 않는다. 변호사에게 특정 소송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치거나 화가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말하지도 않는다. 그런 직업에는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에게 말하려고 단순해 보이는 광고에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평생을 바쳐도 기초보다 조금 더 배우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른다.

나중에는 밀러 타이어 광고를 맡았다. 시장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구매자 대부분이 품질 좋은 타이어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 인식을 깨고 어떤 방식으로든 선호를 만들어야 했다.

밀러 타이어는 미국 서부 해안의 버스 노선에서 널리 쓰였다. 자료와 기록을 확보했다. 밀러 타이어를 쓰는 버스의 숫자는 인상적이었고 주행거리 기록은 놀라웠다. 전문적인 상업 운송이 밀러로 움직이는 흐름도 의미가 컸다.

나는 이 사실을 캠페인의 중심으로 삼았다. 일반 구매자는 타이어를 직접 비교하지 않는다. 주행거리를 기록하는 일도 드물다. 기록하더라도 과학적으로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타이어를 대량으로 쓰는 사업자는 짐작만으로 특정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안다. 그 지식을 활용했다. 비교 결과를 정확한 숫자로 제시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수치로 아는 상업 사용자들이 밀러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밀러 공장에서는 대형 기계로 실제 도로와 같은 조건을 만들어 온갖 타이어를 닳게 하는 시험을 했다. 밀러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결과가 나온 타이어는 모두 연구했다. 나는 그 과정을 이야기했다. 밀러 사람들이 타이어 수명을 최대한 늘리려고 모든 노력을 한다는 인상을 만들었다. 사실에 맞는 인상이었다. 짧게 진행했지만 성공적인 캠페인이었다.

여러 분야와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쟁점은 판매점과 소비자 가운데 누구를 설득할 것인가였다. 내 생각에는 제품 하나를 두 번 팔 여유가 없다. 큰 비용과 양보를 들여 판매점에 먼저 제품을 팔고, 다시 판매점을 위해 큰돈을 써 소비자에게 팔 수는 없다.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지나치게 커진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판매점의 관심만 끌어도 팔 수 있는 상품이라면 판매점이 팔게 하라. 우리가 대신 제품을 팔아 준다면 판매점에는 유통 역할의 이익보다 더 줄 수 없다.

광고의 가장 큰 재앙은 판매비를 두 번 부담하면서 생긴다. 광고주가 소비자를 얻는 데 이미 큰돈이 든다. 그런데 도매상과 판매점의 관심을 얻겠다며 이익까지 넘긴다. 무료 상품과 비싼 혜택을 주고도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도매상과 판매점은 광고로 생긴 수요에 물건을 공급할 뿐이다. 주문을 받아 넘기는 역할이 된다.

상품 유통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다. 소비자 수요가 없는 비광고 상품은 유통업자에게 의존해야 한다. 유통업자는 큰 몫을 요구한다. 아무리 큰 몫을 주어도 다른 회사가 더 높게 부를 수 있다. 남는 이익은 곧 보잘것없어진다.

광고로 소비자 수요를 만드는 회사라면 이런 중간 요소를 어느 정도 무시해야 한다. 공정하게 대하되 할 수 없는 일에 돈을 주어서는 안 된다. 허용하면 도매상은 경쟁에 쓰는 비용까지 당신에게 청구한다. 판매점은 당신 제품에서 배정된 이익을 자기가 전부 파는 상품의 이익과 비교한다. 한쪽은 우리가 판매하고 다른 쪽은 자신들이 전부 판매한다는 차이는 계산하지 않는다.

내가 광고한 상품 대부분은 영업사원을 한 명도 두지 않았다. 소비자를 얻고 그 소비자가 판매점과 도매상에 제품을 요구하게 한다는 생각이었다. 소비자에게 판 뒤 판매점과 도매상에도 다시 팔려고 한 회사는 감당할 수 없는 비용에 부딪혔다.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판매 마진은 양쪽 비용을 모두 감당할 만큼 크지 않다.


2026년 스타트업에서 읽기

‘스트레이트 사이드’는 제조사의 언어였고 ‘림에 잘리지 않음, 공기 용량 10퍼센트 증가’는 고객의 언어였다. 기능을 설명할 때 구현 방식부터 말하고 있다면 결과로 한 번 번역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이름은 그 번역을 제품 화면과 입소문 속에서 계속 반복하는 가장 작은 광고다.

굿이어는 광고와 유통을 따로 보지 않았다. 광고에 이름이 실리는 조건으로 판매점 3만 곳의 재고를 만들었다. 오늘이라면 마켓플레이스 입점, 연동 파트너, 리셀러 교육, 앱스토어 가용성도 출시 캠페인의 일부다. 고객이 원한 순간 실제로 살 수 없다면 수요 창출비는 그대로 새어 나간다.

마지막 논점은 채널 경제성이다. 직접 수요를 만드는 비용을 부담하면서 유통 파트너에게도 판매 전체의 대가를 지불하면 단위경제가 무너진다. 파트너가 실제로 만드는 가치가 발견인지, 신뢰인지, 배송인지, 지원인지 구분하고 그 역할에 맞게 보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