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C. 홉킨스는 광고를 예술가의 영감에서 판매원의 실험으로 옮겨 놓은 사람이다. 광고마다 식별 부호를 붙이고 쿠폰 회수율과 주문량을 비교했다. 전국 캠페인에 돈을 쏟기 전에 작은 도시에서 시험했고, 제목과 가격과 무료 샘플을 바꿔 가며 어느 쪽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지 확인했다. 오늘날 말하는 전환율, A/B 테스트, 테스트 마켓의 초기 형태다.

이 책은 이론서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비셀 카펫 청소기를 편지로 팔던 청년이 슐리츠 맥주, 팜올리브 비누, 퀘이커 오츠의 뻥튀기 곡물, 펩소던트 치약을 맡으면서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시험했는지 차례로 기록한다. 성공담만 늘어놓지도 않는다. 광고대행사로 옮기기까지의 망설임, 리퀴존 특허약 광고, 지나친 노동, 회사를 너무 늦게 차린 일을 자신의 실수로 남겼다.
지금 읽을 때 조심할 점
홉킨스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 광고업계의 인물이다. 책에는 당시의 성 역할과 계급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특허약 주장, 대중을 조종 대상으로 바라보는 표현이 그대로 나온다. 번역에서 숨기거나 오늘의 말로 미화하지 않았다. 사실 확인이나 윤리적 판단이 필요한 대목에는 편집자 주를 붙였다.
그의 극단적인 노동관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새벽 두 시까지 일하고 일요일까지 사무실에 나간 삶을 그는 성공의 원천이라 여겼다. 동시에 “아들인들 그렇게 살라고 권하지 않겠다”고 썼다. 성과를 측정하라는 교훈과 자기착취를 미덕으로 삼는 태도는 분리해서 읽어야 한다.
이 판본의 구성
1927년 하퍼 앤드 브라더스 초판의 머리말과 19개 장을 모두 옮겼다. 원문의 장 순서와 사례, 수치, 고유명사는 보존했다. 각 장 끝의 2026년 스타트업에서 읽기는 스타트업북스 편집부가 덧붙인 글이며 번역문과 수평선으로 구분했다.
본문에 실은 광고는 홉킨스가 직접 다룬 제품과 동시대 캠페인의 퍼블릭 도메인 자료다. 광고를 장식으로 쓰지 않고, 그가 말한 ‘구체적 약속’, ‘샘플’, ‘측정 가능한 반응’이 실제 지면에서 어떻게 보였는지 확인하는 증거로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