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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06 · 11

9장 광고대행사에서 보낸 17년의 시작

리퀴존에서 5년을 보냈다. 아주 고된 5년이었다.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사무실에서 사무실로 옮겨 다녔다. 나라마다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어느 날 밤 파리에서 유명한 의사를 불렀다. 그는 내 신경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했다.

“살아날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 쉬십시오.”

“내게는 집이 없습니다. 호텔에서 삽니다. 여기나 다를 게 없으니 그냥 머무는 편이 낫겠군요.”

의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소년 시절 여러 번 밭을 갈았던 미시간주 스프링레이크의 과수원이 떠올랐다. 그곳에서 기억나는 이름은 로버트 페리스 하나였다. 그가 호텔을 지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머물 곳이 있는지 전보를 보냈다.

답장은 뉴욕에서 받았다. 호텔은 철거됐지만 필요한 것이 잘 갖춰진 별장을 빌려줄 수 있다고 했다.

“가방 하나만 들고 오시면 됩니다.”

나는 별장 값을 보내고 가방을 들고 찾아갔다. 석 달 동안 햇볕을 쬐며 자고 놀고 우유를 마셨다. 몸을 망가뜨린 일을 모두 그만두고 조용히 살겠다고 굳게 결심한 뒤 시카고로 갔다. 사업에 작별을 고하는 점심 자리에 친구들을 초대했다. 그날만큼은 누구보다 유쾌했다. 계속 바쁘게 지낼 생각이었지만 이제부터는 돈이 아니라 명성을 위해 글을 쓰겠다고 했다.

두 번째 요리가 나올 때 한 젊은이가 우리 테이블로 왔다.

“로드 앤드 토머스의 A. D. 래스커 씨가 오늘 오후에 들러 달라고 하십니다.”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았다. 내 눈에는 또 다른 노예 생활의 시작이었다. 신경은 날카로웠고 정신은 산만했으며 몸도 아팠다. 다른 사람이 더 많은 돈을 벌 방법을 찾아 주느라 밤낮없이 일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친구들에게 말했다.

“래스커 씨라고 해도 이럴 수는 없어. 나는 내 몫을 다했어. 존경하는 사람이니 만나기는 하겠지만 다시 광고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이지는 못할 거야.”

약속대로 찾아갔다. 래스커 씨는 밴캠프 패킹 컴퍼니가 40만 달러에 맺은 계약서를 내밀었다. 밴캠프 씨가 만족하는 광고 문안을 제출해야 계약이 성립하는 조건이었다.

래스커 씨가 말했다.

“문안을 구하려고 전국을 뒤졌습니다. 이것은 뉴욕에서, 이것은 필라델피아에서 받아 온 겁니다. 구할 수 있는 최상의 문안을 얻는 데 수천 달러를 썼습니다. 결과를 보십시오. 당신도 나도 제출하지 않을 겁니다. 도와주십시오. 캠페인을 시작할 광고 세 편만 써 주시면 부인이 미시간 애비뉴에 나가 거리의 자동차 중 무엇이든 고르게 하겠습니다. 계산은 내게 보내면 됩니다.”

내가 아는 한 앨버트 래스커를 거절한 평범한 사람은 없다. 그는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뜻대로 얻었다. 대통령들도 그를 친구로 삼았다. 그가 바란 것 중 허락되지 않은 일은 없는 듯했다.

결국 다른 사람들처럼 그의 설득에 넘어갔다. 그날 밤 인디애나폴리스로 갔다. 다음 날 돼지고기 통조림과 콩 시장을 조사할 사람들을 보냈다. 주부의 94퍼센트가 집에서 직접 콩을 굽고 있었다. 통조림 콩의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6퍼센트뿐이었다. 그런데 모든 통조림 콩 광고는 그저 “우리 브랜드를 사십시오”라고 외치고 있었다.

나는 집에서 콩을 굽는 관행을 공격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물론 공장에서 구운 콩의 견본도 내놓았다. 집에서 콩을 굽는 데 16시간이나 걸린다고 알렸다. 가정식 조리로는 왜 콩을 소화하기 좋게 만들기 어려운지 설명했다. 위쪽은 딱딱하게 눋고 아래쪽은 물러지는 집에서 구운 콩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우리가 콩을 고르는 법, 연수를 쓰는 이유, 섭씨 약 118도의 증기 오븐에서 몇 시간 동안 굽는 과정도 말했다. 그리고 비교해 보라며 무료 견본을 제안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동안 지나 경쟁사들이 따라오자 매장에서 다른 제품을 대신 내주는 일이 생겼다. 경쟁사들은 자기 브랜드를 고집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다른 사람에게 주던 돈을 내게 주십시오”라는 말이었다. 그런 호소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나는 “경쟁사 제품도 드셔 보십시오”라는 제목을 내걸었다. 광고에서 제시한 다른 브랜드도 사서 밴캠프와 비교하라고 권했다. 이 호소는 경쟁사를 이겼다. 비교를 먼저 청할 만큼 우리가 우위를 자신한다면 사람도 안심하고 살 수 있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원칙이 나온다. 자기 이익을 위해 주장한다고 보이면 사람은 끝까지 저항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사심 없이 살피는 듯하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광고의 가장 큰 두 가지 잘못은 자랑과 이기심이다. 성공한 사람은 자기가 이룬 일을 말하고 싶어 한다. 자리를 뜰 수 없는 저녁 식사 상대에게는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인쇄물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자기 잇속만 챙기는 시도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성공시킬 수 없다. 사람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는 듣는다. 광고주만 이득을 보려 한다고 느끼면 언제나 등을 돌린다.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광고비 열 가운데 아홉은 이기적인 목적을 뻔뻔하게 내세워 낭비된다고 나는 믿는다.

오늘날에도 광고 대부분은 “우리 브랜드를 사십시오”라는 간청을 바탕으로 한다. 이 말은 누구에게도 호소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식료품점 주인도 “옆 가게 말고 우리 가게로 오십시오”라고 말하지 않는다. 소박한 상인도 그런 말이 어리석다는 것을 안다. 대신 어떤 이점을 내놓는다. 그런데 수많은 광고주는 인쇄물에서 그 시도를 하느라 큰돈을 쓴다.

“우리가 원조입니다.” “반드시 진품을 고르십시오.” 모두 “남에게 주던 돈을 내게 주십시오”라는 말의 변형일 뿐이다. 효과는 전혀 없다. 누구나 자기 사정만으로도 벅차서 남의 이기적인 목적까지 생각해 줄 여유가 없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조건으로 선택을 청할 생각이 없는 사람은 광고나 판매에 들어올 자리가 없다. 당신과 나도 자기 손해를 감수하며 남에게 이익을 넘기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다를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밴캠프 사례로 아주 흔한 결함을 더 살펴보자. 유능한 광고인 여러 명이 인상적인 주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현장을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집집마다 다니며 주부를 인터뷰했다면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했을 것이다. 그 일은 너무 번거로웠다. 그들이 상대하던 광고주도 시장의 실제 상황을 그들만큼이나 몰랐다. 흥미로운 문안으로 그 사람에게 인상을 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문안은 A. D. 래스커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제품을 팔지 못하면 일시적인 호감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만큼 제품을 팔 줄 아는 사람을 찾았다.

여기서 호감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소비자 시장을 당신보다 훨씬 모르는 사람을 기쁘게 해 주면 잠시 기회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진짜 가치를 모두 희생하게 된다. 결국 사람은 자기 생각을 과시하려고 사업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내려고 사업한다. 이익이 나타나지 않는 순간 그 생각은 사라진다.

친구를 고객으로 둔 적은 없다. 광고주의 동정을 받아 본 적도 없다. 그래도 그들의 처지는 존중한다. 그들도 나처럼 자신의 성취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한다. 다만 그들은 판매자의 편을 대표한다. 나는 소비자를 대표해야 한다. 두 관점은 대개 양극만큼 멀리 떨어져 있다.

밴캠프의 돼지고기 통조림과 콩에는 독특한 장점이 없었다. 다른 회사 제품과 같았다. 공장에 모여 여섯 브랜드를 내놓고 맛을 보았지만 누구도 어느 것이 밴캠프인지 맞히지 못했다.

우리는 남들이 한 번도 말하지 않은 평범한 사실을 이야기했다. 좋은 네이비빈이라면 누구나 재배하는 특별한 토양에서 자란 콩을 쓴다고 했다. 덩굴에서 익은 리빙스턴 스톤 토마토를 쓴다고 했다. 경쟁사도 모두 같은 품종을 썼다. 통조림 회사라면 당연히 하듯 콩을 들여올 때마다 분석한다고 했다.

섭씨 약 118도의 증기 오븐에서 몇 시간 동안 콩을 굽는다고 알렸다. 일반적인 통조림 제조법이었다. 껍질을 질기게 만드는 석회를 없애려고 연수로 삶는다고 했다. 경쟁사도 그렇게 했다. 알이 온전하고 눋지 않았으며 포슬포슬한 콩을 보여 주었다. 위는 딱딱하고 아래는 물러지는 집에서 구운 콩과 비교했다. 가정용 오븐에서 구운 콩은 발효해 소화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맛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밀폐 용기에서 굽는다고도 했다.

경쟁사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우리가 먼저 했다. 다른 회사는 너무 평범해서 말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도심에서 점심을 먹는 남자들이 돼지고기와 콩 요리를 자주 주문한다는 사실을 보았다. 식당의 콩은 공장에서 구운 것이었다. 나처럼 그들도 집에서 구운 콩보다 공장 제품을 더 좋아하는 듯했다.

우리는 사람을 보내 식당과 간이식당에 밴캠프 제품을 공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천 곳에서 점심 메뉴로 밴캠프를 내놓았다. 그 사실과 식당 수를 광고했다. 매일 얼마나 많은 남자가 밖에서 밴캠프를 사 먹는지도 추산해 알렸다. 그러자 여성들도 생각하기 시작했다.

주부는 집에서 콩을 굽는 일을 그만둘 준비가 되어 있었다. 길고 고된 일이었다. 우리는 94퍼센트에 이르는 그 주부들을 찾아가 쉽게 그만두는 방법을 제시했다. 두 방식의 결과가 어떻게 다른지 말과 그림으로 보여 주었다. 집 밖에서 밴캠프 콩을 사 먹는 가족의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지도 알렸다.

이때 논거는 우리 편에 있었다. 우리는 어느 가정에서보다 콩을 잘 구울 수 있었다. 하지만 경쟁사보다 더 잘 굽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약한 지점을 집에서 굽는 방식으로 정하고 밴캠프가 탈출구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엄청난 수요가 생겼다. 밴캠프 브랜드는 경쟁 제품보다 훨씬 높은 가격도 받을 수 있었다.

밴캠프는 연유 생산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공장 한 곳이었고 나중에는 일곱 곳 또는 여덟 곳으로 늘었다. 밴캠프 씨는 광고하고 싶어 했지만 우리는 반대했다. 연유는 표준 상품이다. 정부 규정을 지키려면 정해진 기준대로 만들어야 한다. 자연물이나 표준화된 제품에서는 우위를 세우거나 주장하기 어렵다. “우리 달걀은 힐사이드 농장에서 왔으니 사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버터와 라드도 마찬가지다. 밀가루나 오트밀 같은 생필품에서 특정 브랜드만 고집하게 만들려다 수백만 달러가 낭비됐다. 결국 할 수 있는 말은 “우리 브랜드를 사십시오. 남에게 주던 돈을 내게 주고 반드시 내가 받게 해 주십시오” 정도다. 인기 있을 리 없는 호소다.

나는 연유 시장을 분석했다. 광고 여부와 상관없이 지역마다 지배적인 브랜드가 있었다. 어떤 회사는 밀어내려는 온갖 시도에도 수년 동안 시장을 지켰다. 익숙한 브랜드라는 것 외에는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주부는 자연스럽게 자기가 아는 제품을 계속 산다.

그래서 밴캠프 밀크를 익숙하게 만들 계획을 짰다. 전면 광고에 어느 가게에서든 10센트짜리 한 캔과 바꿀 수 있는 쿠폰을 넣었다. 식료품점에는 소매가격을 그대로 지급했다. 광고가 실리기 3주 전부터 예고했고 동시에 밴캠프 연유의 이야기를 전했다.

모든 식료품점에 광고 사본을 보내 고객마다 쿠폰을 한 장씩 받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밴캠프 밀크를 들여놓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했다. 쿠폰 한 장은 10센트 매출이었다. 재고가 없으면 그 매출은 경쟁 가게로 갔다.

곧바로 거의 모든 점포에 유통됐다.

중간 규모 도시 여러 곳에서 계획을 검증한 뒤 뉴욕에 들어갔다. 그곳은 경쟁 브랜드가 지배했고 밴캠프의 유통망은 미미했다. 우리는 주로 편지만으로 3주 만에 식료품점의 97퍼센트에 제품을 넣었다. 모든 점주가 쿠폰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신문에서 곧 나올 쿠폰을 예고했다. 주부에게 이 연유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말했고 병 우유 대신 연유를 쓰도록 설득했다.

어느 일요일 전면 광고에 쿠폰을 실었다. 뉴욕 대도시권에서만 진행했다. 그 광고로 쿠폰 146만 장이 들어왔다. 우리는 식료품점에 상환금 14만6천 달러를 지급했다. 대신 146만 가정이 우리의 설명을 읽고 단 하루에 밴캠프 밀크를 써 보았다.

광고를 포함한 전체 비용은 17만5천 달러였다. 대부분 쿠폰 상환에 썼다. 9개월이 되기 전에 비용을 회수하고 이익까지 냈다. 우리는 뉴욕 시장을 차지했다. 밴캠프는 그 뒤로도 엄청난 연 매출을 올리며 시장을 지켰다.

이 방법을 집집마다 견본을 나눠 주는 방식과 비교해 보라. 방문 배포는 요청하지도 원하지도 않은 물건을 내민다. 제품에 권위가 생기지 않는다. 무심하게 견본을 주면 무료라는 사실 자체가 제품을 값싸 보이게 한다. 가게에는 재고가 없다. 판매할 제품을 밖에서 무료로 나눠 주니 점주도 불쾌해진다.

우리 계획에서는 점주가 먼저 재고를 갖춰야 했다. 견본을 받으려는 여성은 직접 움직여야 했다. 광고에서 연유에 관한 사실을 읽지 않고는 견본의 존재조차 알 수 없었다. 쿠폰을 냈다면 광고를 보고 제품을 원하게 됐기 때문이다. 점주는 판매 이익을 얻어 만족했다. 여성은 견본 한 캔을 쓴 뒤에도 가게에서 밴캠프를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시장을 하나씩 차지하고 지켰다. 아무 생각 없이 견본을 뿌리는 경쟁자는 그 시장에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보여 주기와 실제 목적을 이루는 일은 이렇게 다르다.

연유 제조사 가운데 전국 유통망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 그만큼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는 생산량 증가에 맞춰 지역 시장을 키우는 일이 보통의 과제가 된다.

마침내 경쟁사도 우리의 견본 방식을 쓰기 시작해 다른 방법이 필요해졌다. 그때까지 수백만 가정이 연유를 쓰기 시작했다. 연간 판매량은 2천4백만 상자에 이르렀다. 이제 주된 문제는 익숙한 브랜드가 되는 일이었다.

새로 들어가는 도시에서는 비밀 선물을 제안했다. 밴캠프 여섯 캔의 상표를 보내면 주부에게 선물을 우편으로 보냈다. 또는 식료품점 쇼윈도에 내용물을 알리지 않은 포장 선물을 쌓아 두었다. 밴캠프 여섯 캔을 산 여성은 누구든 하나를 받을 수 있었다.

호기심은 인간 본성의 강한 힘이다. 당시 나는 특히 여성에게 그렇다고 썼다. 선물이 무엇인지 설명하면 갖고 싶다는 사람도 있지만 필요 없다고 판단할 사람은 더 많다. 비밀 선물은 누구나 궁금해한다.

편집자 주 여성의 호기심을 일반화한 위 문장은 1920년대 저자의 관점을 드러낸다. 오늘의 독자에게 보편적인 심리 법칙으로 제시할 근거는 없다.

이런 제안에서는 따져 볼 일이 있다. 선물이 실망을 주어서는 안 된다. 기대하게 한 것보다 조금 더 좋아야 한다. 제안은 노골적이지 않게 다루어야 한다.

그 결과 수많은 여성이 밴캠프 밀크를 여섯 캔씩 샀다. 정상 가격을 냈지만 거래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선물을 받았다. 선물 비용은 여섯 캔에서 얻는 이익보다 컸다. 하지만 우유는 날마다 소비하는 제품이다. 새 사용자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에는 사실상 큰 한계가 없다. 여섯 캔을 쓰면서 밴캠프는 익숙한 브랜드가 됐다. 사용자는 밴캠프에 관한 이야기를 모두 읽었고 더 낫다고 느낄 준비도 되어 있었다. 다음 물량이 필요할 때 밴캠프를 찾았다. 우리는 이 방법으로 여러 큰 시장을 차지하고 지켰다.

독자는 이것이 견본 마케팅이자 판매 술책일 뿐 우리가 아는 품위 있는 광고는 아니라고 말할지 모른다. 나는 품위와 정통성을 앞세우는 광고에 공감하지 않는다. 우리는 결과를 얻으려고 사업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사여구도 돈을 벌지 못하면 쓸모없다. 해마다 그런 광고에 수억 달러가 낭비된다.

나는 팔아야 할 것을 팔고 이익을 내고 싶다. 비용과 결과의 숫자를 알고 싶다. 예술가나 천재인 척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 사업가는 곧 알아챈다. 내가 아는 한 그 길을 택한 사람은 모두 사라졌다. 반면 실제 결과를 만드는 사람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끔 본질 아닌 것에만 생각이 쏠린 사람을 만난다. 자기 성취를 자랑하고 싶어 한다. 어떤 면에서는 큰 인물인 경우도 많다. 광고를 미로처럼 느끼는 그들에게 맞춰 주면 쉽게 기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생각을 모두 희생하고 그렇게 하면 반드시 진다.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익이다. 다른 면에 영합하면 곧 신뢰를 잃는다.

나는 회사를 앞세우는 광고를 거부하거나 누군가의 자부심을 키워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러 고객을 잃었다. 그래도 이익을 원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은 늘 확인했다. 사람들은 돈을 벌 새로운 방법을 애타게 찾는다. 그 방법을 발견하고 널리 퍼뜨리는 법까지 찾는다면 한 사람이 다 해낼 수 있는 것보다 열 배 많은 일이 들어올 것이다. 문학 작품 같은 일도, 친구들이 “정말 멋지다”라고 감탄할 일도 아니다. 실제로 파는 일이다. 한가한 취미인이 아니라면 다른 목표를 택할 이유가 없다.


2026년 스타트업에서 읽기

이 장의 출발점은 카피가 아니라 현장 조사다. 밴캠프는 경쟁 제품보다 특별하지 않았다. 홉킨스는 브랜드 간 우위를 꾸미는 대신 주부의 94퍼센트가 여전히 집에서 콩을 굽는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경쟁사를 빼앗는 싸움보다 기존 행동을 바꾸는 싸움에서 더 큰 시장을 발견한 셈이다.

쿠폰 캠페인의 순서도 중요하다. 광고로 수요를 터뜨리기 전에 3주 동안 점포의 97퍼센트에 재고를 넣었다. 오늘의 제품이라면 서버 용량, 온보딩, 고객지원, 결제와 공급을 갖추기 전에 유입부터 사지 말라는 뜻이다. 획득과 전달은 하나의 퍼널이다.

17만5천 달러를 쓰고 9개월 안에 이익까지 회수했다는 기록은 초기 고객 손실을 무조건 나쁘게 보지 말라고 한다. 다만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재구매가 정말 생기는지, 회수 기간을 버틸 현금이 있는지, 선물이나 무료 체험의 조건을 고객이 정확히 아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측정 가능한 마케팅은 숫자만 남기는 일이 아니라 약속과 실제 경험을 일치시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