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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08 · 04

3장 알맞은 자리를 골라라

적성에 맞는 일을 골랐다면 이제 알맞은 장소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당신에게 호텔을 운영할 천재적인 재능이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호텔을 운영하는 법을 아는 데도 천재가 필요하다”고들 한다.

호텔을 시계처럼 정확하게 돌리고 하루 500명의 손님을 만족시킬 수 있어도 철도나 여행객이 없는 작은 마을에 문을 열면 장소 때문에 망한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이미 수요를 다 채우고 있는 곳에서 사업을 시작하지 않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다.

이 문제를 잘 보여주는 일이 하나 있다.

1858년 런던에 머물 때 영국인 친구와 홀본 거리를 걷다가 ‘1페니 구경거리’를 만났다. 밖에는 1페니만 내면 볼 수 있다는 놀라운 진귀품을 거대한 그림으로 내걸어두었다.

나도 흥행업에 조금 몸담은 사람이어서 친구에게 들어가 보자고 했다.

안에서 만난 흥행사는 내가 본 같은 업계 사람 가운데 가장 영리했다. 턱수염 난 여성과 백색증 환자, 아르마딜로에 관한 기막힌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믿기 어려웠지만 증거를 찾아다니느니 믿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마침내 그는 밀랍 인형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눈앞에 나타난 것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더럽고 지저분한 밀랍 인형 무리였다. 대홍수 이래 물이라고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듯했다.

내가 물었다.

“이 조각상들에는 대체 무엇이 그리 놀랍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그렇게 비꼬지 말아주십시오. 선생. 이것들은 금박과 반짝이, 모조 다이아몬드를 씌우고 판화나 사진을 베낀 마담 투소의 밀랍 인형이 아닙니다. 제 작품은 실물을 보고 만들었습니다. 이 인형을 볼 때마다 살아 있는 그 사람을 직접 본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무심히 둘러보다 ‘헨리 8세’라는 표지를 발견했다. 그런데 인형은 살아 있는 해골로 불리던 캘빈 에드슨처럼 보여서 물었다.

“저것을 헨리 8세라고 부릅니까?”

“물론이지요. 폐하의 특별 명령을 받고 바로 그날 햄프턴코트에서 실물을 보며 만들었습니다.”

내가 더 따졌다면 그는 제작 시각까지 말했을 것이다.

“헨리 8세가 아주 뚱뚱한 왕이었다는 것은 모두가 압니다. 그런데 저 인형은 비쩍 말랐군요. 그건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선생도 저 사람만큼 오랫동안 저 자리에 앉아 있다면 마르고 길쭉해질 겁니다.”

그런 논리에는 맞설 수 없었다.

나는 영국인 친구에게 말했다.

“나갑시다. 내가 누군지는 말하지 마시오. 내가 항복하겠소. 저 사람이 나보다 한 수 위요.”

그는 우리를 문까지 따라왔다. 거리의 군중을 보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신사 숙녀 여러분, 저희 전시를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얼마나 훌륭한 분들인지 봐주십시오.”

멀어지는 우리를 가리키며 하는 말이었다.

이틀 뒤 다시 찾아가 내 신분을 밝히고 말했다.

“친구, 당신은 훌륭한 흥행사요. 하지만 장소를 잘못 골랐소.”

“맞습니다, 선생. 재능을 전부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미국으로 가시오. 거기서는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고 움직일 자리도 넉넉하오. 내가 2년 동안 고용하겠소. 그 뒤에는 혼자 사업할 수 있을 거요.”

그는 제안을 받아들여 내 뉴욕 박물관에서 2년을 일했다. 이후 뉴올리언스로 가서 여름마다 순회 공연을 운영했다.

오늘날 그의 재산은 6만 달러다. 자기에게 맞는 일과 그 일에 맞는 장소를 골랐기 때문이다.

“세 번 이사하면 불 한 번 난 것과 같다”는 옛 속담이 있다. 그러나 이미 불길 속에 있다면 얼마나 빨리, 몇 번을 옮기든 별 차이가 없다.


2026년 스타트업에서 읽기

좋은 제품도 고객이 없거나 이미 공급이 넘친 시장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인터넷 사업에서 ‘장소’는 주소가 아니라 유통 채널, 고객의 검색 습관, 결제 가능성, 경쟁 밀도를 뜻한다.

시장 선택을 실행력 부족으로 오해하지 말자. 같은 팀과 제품이 다른 고객군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