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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09 · 14

12장 피해야 할 함정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써서 그저 연명하는 상태가 아니라 제대로 사는 데 이르기 위한 조언을 이제 마치려 한다.

그 전에 더 충실한 삶을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 앞에 도사린 몇 가지 위험을 짧게라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조언이 때로 지나치게 훈계조이고 단정적으로 들렸다면 양해해 주기 바란다.

첫 번째는 세상에서 가장 밉살스럽고 견디기 어려운 사람, 곧 잘난 체하는 인간이 될 위험이다.

잘난 체하는 사람은 남보다 지혜롭다는 태도를 뽐내는 건방진 자다. 그는 위엄 있게 산책하러 나왔다가 아주 중요한 옷가지 하나를 잃어버리고도 모르는 바보다. 그 옷가지는 유머 감각이다.

그는 무언가를 하나 발견한 뒤 그 발견에 스스로 너무 감탄한 나머지, 온 세상이 똑같이 감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지하게 불쾌해할 수 있는 따분한 인간이다.

자기도 모르게 그런 사람이 되기는 쉽고,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그러므로 자기 시간을 남김없이 쓰는 일에 나설 때는 다룰 재료가 다른 사람의 시간이 아니라 자기 시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편이 좋다.

당신이 시간 예산을 짜기 전에도 지구는 꽤 편안하게 돌고 있었다. 당신이 새로 맡은 ‘시간 재무장관’ 역할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지구는 계속 꽤 편안하게 돌 것이다.

자기가 하는 일을 지나치게 떠벌리지 않는 편이 좋다. 온 세상이 날마다 그토록 많은 시간을 일부러 낭비하며 제대로 살지 않는 광경을 보고 너무나 비통하다는 표정도 짓지 말라.

결국 자기 한 사람을 제대로 돌보는 일만으로도 할 일은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위험은 전차에 묶인 노예처럼 일정표에 매이는 것이다.

일정표가 당신을 끌고 달아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존중하되 우상으로 섬기지는 말라. 하루 일과표는 종교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당연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해 자기 삶을 짐으로 만들고 가족과 친구의 삶까지 괴로운 짐으로 만드는 사람들을 나는 안다.

고통받는 아내가 이렇게 외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안 돼요. 아서는 언제나 8시에 개를 산책시키고, 언제나 8시 45분에 독서를 시작하거든요. 그러니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 건 절대로…….”

그 탄식 어린 목소리에 담긴 단호함은 한 사람의 경력이 빚어낸 뜻밖의 우스꽝스러운 비극을 드러낸다.

그렇다고 일정표를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일정표는 일정표다. 마땅한 존중을 받지 못하면 초라한 농담에 지나지 않게 된다.

너무 뻣뻣하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게 사는 것. 일정표를 정확히 알맞은 만큼 존중하는 일은 경험 없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다.

또 하나의 위험은 늘 서두르는 방식을 몸에 들이는 것이다. 다음에 해야 할 일에 갈수록 더 사로잡히는 상태다.

그러다 보면 감옥에 갇힌 듯 살게 되고 자기 삶이 더는 자기 것이 아니게 된다. 8시에 개를 산책시키면서 8시 45분에는 독서를 시작해야 하고 절대로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만 하는 것이다.

가끔 일부러 일정표를 깨뜨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한 번 정한 일을 융통성 없이 계속하는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너무 많은 일을 하려 한 데서 생긴다. 일정표가 넘칠 때까지 일을 채워 넣은 것이 원인이다.

유일한 치료법은 일정을 다시 짜고, 시도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다.

물론 지식욕은 먹을수록 커진다. 끊임없이 숨 가쁘게 애쓰는 상태 자체를 좋아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 그들에게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영원히 졸고 있는 것보다는 끊임없이 숨 가쁘게 사는 편이 낫다.

어쨌든 일정표가 사람을 억누르기 시작했는데도 일정을 바꾸고 싶지 않다면 훌륭한 완화책이 하나 있다.

한 활동에서 다음 활동으로 넘어갈 때 일부러 아주 천천히 움직여라. 이를테면 세인트버나드의 목줄을 채우고 책을 펴기까지 5분 동안 머릿속을 완전히 비운다.

달리 말하면 5분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또렷이 의식하면서 그 5분을 낭비하라.

내가 마지막으로 지적할 가장 큰 위험은 이미 앞에서 말한 적이 있다. 이 일을 시작하자마자 실패할 위험이다.

나는 이 점을 거듭 강조해야겠다.

처음의 실패는 이제 막 태어난, 더 충만하게 살고 싶다는 충동을 그 자리에서 죽여버릴 수 있다. 그러므로 실패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책을 써야 한다.

처음의 의욕에 너무 무거운 짐을 지우지 말라. 첫 구간의 속도는 우스울 만큼 느려도 좋다. 다만 가능한 한 규칙적으로 나아가라.

그리고 어떤 일을 해내겠다고 한 번 결정했다면, 지루하고 싫더라도 반드시 끝내라.

따분한 일을 마침내 해냈을 때 얻는 자신감은 엄청나다.

마지막으로 저녁 시간을 처음 무엇에 쓸지 고를 때는 오직 자기 취향과 자연스러운 성향만을 따르라.

철학 백과사전처럼 걸어 다니는 사람이 되는 일은 멋지다. 그러나 철학에는 아무 관심이 없고 거리에서 들리는 장사꾼들의 외침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하다면, 철학은 내버려두고 거리의 외침을 연구하는 편이 훨씬 낫다.


2026년 스타트업에서 읽기

시간 관리가 팀원에게 우월감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는 순간 책의 목적은 뒤집힌다. 캘린더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자기 삶을 되찾는 일이 먼저다.

계획이 계속 밀리면 의지력을 탓하기 전에 양을 줄여라. 작게 정한 일을 실제로 끝내는 경험이 거대한 계획을 매번 포기하는 경험보다 훨씬 강한 시스템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