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25. 반례 하나로 무너뜨려라
반례를 이용한 귀류다. 수많은 개별 사례를 모아야 보편 명제를 세울 수 있지만, 그 명제가 적용되지 않는 단 하나의 사례만 있어도 무너뜨릴 수 있다. 논쟁에서는 이를 ‘반례’라고 한다.
“모든 되새김동물에게는 뿔이 있다”는 명제는 낙타 하나로 뒤집힌다. 보편적 진리를 적용하려 할 때, 그 정의 안에 보편적으로 참이 아닌 요소가 들어 있으면 반례가 그것을 무너뜨린다.
그러나 여기에도 잘못이 끼어들 수 있다. 상대가 반례를 내놓으면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그 사례가 실제로 참인가. 기적이나 유령 이야기처럼 해당 사례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유일한 올바른 답인 경우가 있다.
둘째, 그 사례가 정말 명제의 개념에 포함되는가. 겉보기만 그럴 수 있으므로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셋째, 그 사례가 정말 그 개념과 모순되는가. 이 역시 겉보기 모순일 수 있다.
기술 26. 상대의 논증을 되돌려라
상대의 논증을 그 자신에게 되돌리는 것은 멋진 수다.
상대: “그 아이는 아직 어리니 봐주어야 합니다.”
반격: “아직 어리기 때문에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나쁜 습관이 굳어집니다.”
같은 근거가 정반대 결론을 지지하게 만든다.
기술 27. 분노한 지점을 더 파고들어라
어떤 논증을 들었을 때 상대가 유난히 화를 낸다면 더욱 열심히 밀어붙여라. 상대를 화나게 하는 일 자체가 좋을 뿐 아니라, 바로 그곳이 상대 주장의 약점이라고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공격하기 쉬운 지점일지도 모른다.
기술 28. 전문가보다 청중을 노려라
전문가들이 비전문가 앞에서 논쟁할 때 주로 쓸 수 있다. 사안 자체에 관한 논증도, 상대가 인정한 것에 근거한 논증도 없다면 청중을 향한 논증을 만든다.
전문가만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무효한 반론을 던져라. 상대는 전문가지만 청중은 아니다. 청중의 눈에는 상대가 패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 반론이 상대를 우스꽝스럽게 만들면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웃을 준비가 되어 있고, 웃는 사람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다.
반론이 쓸모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상대는 해당 학문의 원리나 논점의 기초부터 길게 설명해야 한다. 청중은 그런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상대가 산맥이 처음 형성될 때 화강암과 다른 구성 물질은 높은 온도 때문에 액체 또는 용융 상태였고, 그 온도는 화씨 480도쯤이었으며, 덩어리가 형태를 갖출 때 바다에 덮여 있었다고 말했다고 하자.
우리는 청중에게 이렇게 반박한다. “화씨 480도는커녕 212도에 이르기 훨씬 전부터 바닷물이 모두 끓어 수증기로 공중에 흩어졌을 겁니다.” 청중은 웃는다.
이 반론을 깨려면 상대는 물의 끓는점이 온도뿐 아니라 기압에도 달렸다고 설명해야 한다. 바닷물의 절반가량이 수증기가 되면 압력이 크게 올라 나머지 물은 화씨 480도에서도 끓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물리학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를 입증하려면 논문 한 편만큼 긴 설명이 필요하므로 상대는 말문이 막힌다.

기술 29. 불리하면 딴 이야기로 돌려라
논쟁에서 밀린다면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치 그 이야기가 현재 논점과 관련 있고 상대를 반박하는 근거라도 되는 듯 행동한다. 새 이야기가 사안과 넓은 관련이 있다면 어느 정도 정당화할 수 있지만, 전혀 관계가 없고 상대를 공격하려고 꺼냈다면 뻔뻔한 술책이다.
가령 나는 중국에서 세습 귀족이 없고 경쟁 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만 관직을 주는 제도를 칭찬했다. 상대는 학식도, 자신이 높이 평가하는 출생의 특권도 공직에 적합한 사람을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논쟁이 이어졌고 상대가 밀렸다.
그러자 그는 중국에서는 모든 계층이 곤장형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것을 지나친 차 소비와 연결하고, 두 가지 모두를 중국의 잘못으로 비난했다. 이 이야기를 따라갔다면 이미 얻은 승리를 내주는 셈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당신이 아까 그런 말도 했잖아”처럼 논점을 완전히 버리고 다른 공격을 꺼내면 그 전환은 순전히 뻔뻔한 짓이다. 이때 논쟁은 마지막 기술에서 다룰 인신공격으로 기운다. 엄밀히 말하면 사람 자체에 대한 공격과, 상대가 인정한 것을 이용하는 논증의 중간쯤에 있다.
이 술책이 얼마나 본능적인지는 평범한 사람들의 말다툼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한쪽이 개인적인 잘못을 지적하면 다른 쪽은 그것을 반박하지 않고 그대로 둔 채 상대의 다른 잘못을 끄집어낸다. 스키피오가 이탈리아가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카르타고를 공격한 것과 같은 전략이다.
전쟁에서는 이런 양동 작전이 이로울 수 있다. 말다툼에서는 빈약한 수단이다. 처음 비난은 그대로 남고, 구경꾼은 양쪽이 서로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말을 모두 듣게 된다. 더 나은 수가 없을 때나 쓰는 기술이다.
스타트업 적용 노트 — 2026
발표자가 전문가인데 청중이 비전문가라면, 짧고 틀린 말이 길고 정확한 설명을 이기기 쉽다. 데모데이, 전사 회의, 소셜미디어에서는 특히 그렇다. 웃음과 박수는 사실 검증 장치가 아니다.
반례를 받으면 사실성·범주 적합성·실제 모순의 세 단계를 확인하라. 화가 난 사람의 약점을 더 찌르라는 기술 27은 탐지용으로만 읽어야 한다. 감정 반응은 주장의 거짓을 증명하지 않는다. 논점이 바뀌면 ‘주차장’에 적어두고 원래 질문을 끝낸 뒤 돌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