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20. 빠진 전제까지 동의한 것으로 쳐라
필요한 전제를 모두 질문해 상대에게 인정받았다면 결론까지 인정하느냐고 묻지 말고 즉시 스스로 결론을 내려라. 전제 한두 개가 빠졌더라도 그것마저 인정된 것처럼 다루고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 원인이 아닌 것을 원인으로 여기는 오류를 적용한 술책이다.
기술 21. 궤변에는 궤변으로 맞서라
상대가 피상적이거나 궤변적인 논증을 쓰고 우리가 그것을 간파했다고 하자. 그 논증이 왜 억지이고 피상적인지 설명해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이 피상적이고 궤변적인 반론으로 상대를 처리하는 편이 낫다. 우리의 관심사는 진리가 아니라 승리이기 때문이다.
가령 상대가 사람을 겨냥한 논증을 쓰면, 우리도 사람을 겨냥하거나 상대가 인정한 것에 기대는 반론으로 그 힘을 빼면 충분하다. 실제 사정을 길게 설명하는 대신, 가능하다면 이 길이 더 짧다.
기술 22. 핵심 전제를 순환 논증이라고 몰아라
상대가 논쟁의 결론이 곧바로 따라 나오는 어떤 명제를 인정하라고 요구하면 거부하라. 증명할 것을 전제로 삼는 순환 논증이라고 선언한다.
상대와 청중은 논쟁의 결론에 아주 가까운 명제를 결론 자체와 같은 것으로 여기기 쉽다. 이렇게 하면 상대의 가장 강한 논증을 빼앗을 수 있다.
기술 23. 반박을 거듭해 상대가 과장하게 하라
모순과 다툼은 사람을 자극해 자기 말을 과장하게 만든다. 일정한 한계 안에서는 참인 말을 상대가 했다고 하자. 계속 반박하면 그는 그 주장을 적정 범위 너머까지 늘리게 된다. 이제 과장된 형태를 반박하면 원래 주장까지 반박한 것처럼 보인다.
반대로 상대의 반박 때문에 자기 주장을 과장하거나 확장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상대가 우리 말을 의도보다 넓히려 들 때도 많다. 즉시 멈춰 세우고 처음 정한 경계로 되돌려야 한다.
“내가 말한 것은 거기까지입니다. 그 이상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기술 24. 상대의 말에서 위험한 결론을 날조하라
거짓 삼단논법을 만드는 술책이다. 상대가 명제를 내놓으면 잘못 추론하고 뜻을 왜곡해, 그 명제에는 들어 있지도 않고 상대가 전혀 의도하지도 않은 다른 명제들을 억지로 끌어낸다. 터무니없거나 위험한 결론일수록 좋다.
그러면 상대의 명제가 서로 모순되거나 일반적으로 인정된 진리와 충돌하는 다른 명제들을 낳은 듯 보이고, 처음 명제도 간접적으로 반박된 것처럼 보인다. 거짓 원인을 끼워 넣은 귀류다.
스타트업 적용 노트 — 2026
기술 24는 현대의 ‘미끄러운 경사’와 닮았다. 작은 가격 실험이 “이제 고객을 착취하자는 말이냐”로, 한 번의 일정 조정이 “원칙을 모두 버리자는 말이냐”로 바뀐다.
추론 사슬을 한 줄씩 펼쳐 중간 전제를 찾으면 된다.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전제에는 표시하고, 빠진 전제가 채워지기 전에는 결론을 보류하라. 궤변에 궤변으로 맞서는 기술 21은 빠르지만 조직에는 나쁜 학습을 남긴다. 사람들은 다음 회의부터 더 좋은 근거가 아니라 더 재치 있는 반격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