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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18 · 12

읽고 나서 — 자동화가 시간을 돌려주게 하려면

와일드는 기계가 탄광과 거리, 증기선에서 “지겹거나 고통스러운 일이라면 무엇이든” 맡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동안 자동화는 많은 위험과 반복을 실제로 줄였다. 동시에 더 빠른 기계는 더 적은 노동시간보다 더 많은 생산량을 요구하는 근거가 되곤 했다.

AI도 갈림길에 서 있다. 문서와 코드와 이미지를 만드는 시간이 줄었다. 그 절감분이 가격 인하, 휴식, 학습, 더 세심한 판단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인력 감축과 감시와 끝없는 콘텐츠로 바뀔 수도 있다. 기술만으로 어느 쪽이 될지는 결정되지 않는다.

자동화의 두 장부

첫째 장부에는 기계가 줄인 비용이 적힌다. 작업 시간, 오류, 위험 노출, 대기 시간, 고객 가격이다. 대부분의 조직이 이미 측정하는 숫자다.

둘째 장부에는 인간에게 돌아간 몫이 적힌다. 줄어든 노동시간, 넓어진 재량, 배운 기술, 높아진 보상, 쉬워진 접근, 새로 가능해진 창작이다. 이 장부가 비어 있다면 생산성은 높아졌어도 와일드가 말한 해방은 일어나지 않았다.

두 장부는 함께 공개돼야 한다. “주당 200시간 절감”만 말하지 말고 그 시간이 누구의 야근을 줄였고, 어떤 일을 없앴으며, 목표량과 인원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밝혀야 한다.

자유는 간섭이 없는 상태만이 아니다

와일드는 사람을 내버려 두면 개성이 자연스럽게 자란다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 자유에는 돈, 시간, 건강, 돌봄, 정보, 차별받지 않을 조건이 필요하다. 물질적 바닥을 강조한 그의 사회주의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직의 자율성 역시 “알아서 하라”는 말로 생기지 않는다. 선택 가능한 목표와 분명한 책임, 반대할 통로, 실패를 복구할 시간, 떠날 수 있는 안전망이 있어야 한다. 권위를 없앤 자리에 모호함과 특권이 들어서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

아름다운 것을 만들 권리

와일드는 유용한 것은 공동체가, 아름다운 것은 개인이 만든다고 나눈다. 현실의 제품은 둘을 함께 품는다. 고객의 문제를 풀어야 하지만, 모든 요청을 합친다고 일관된 제품이 되지는 않는다. 창작자의 관점이 필요하지만 사용자의 삶을 무시할 면허는 아니다.

좋은 공장은 똑같은 물건을 가장 빨리 찍는 곳만을 뜻하지 않는다. 반복 가능한 기반 위에서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각 책의 성격을 살릴 여지를 확보하는 곳이다. 스타트업북스가 이 책을 공장 방식으로 만들면서도 원문과 권리를 확인하고, 장별로 새 번역과 비판적 노트를 쓰고, 당대 이미지를 고른 이유도 같다.

기계를 더 많이 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사람의 판단과 창작이 필요한 곳에 더 많은 시간과 주의를 돌려주는 것이 목표다. 자동화가 끝난 뒤 인간에게 남은 것이 피로와 불안뿐이라면, 우리는 아직 기계를 부리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