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과학적 관리에 관심을 가지면 무엇보다 세 가지를 묻는다는 사실을 나는 알게 됐다.
첫째, 과학적 관리의 원리는 보통 관리의 원리와 본질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둘째, 과학적 관리 아래에서는 왜 다른 방식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는가?
셋째, 가장 중요한 문제는 회사를 이끌 적임자를 찾는 일이 아닌가? 적임자를 얻었다면 어떤 관리 방식을 택할지도 그에게 맡겨도 되지 않는가?
이 물음에 만족스러운 답을 주는 것이 이어질 글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다.
보통 관리 가운데 가장 나은 방식
과학적 관리, 줄여서 ‘과업 관리’의 원리를 사례로 보이기 전에 현재 널리 쓰이는 관리법 가운데 가장 낫다고 여겨질 만한 방식을 먼저 그려 보는 편이 좋겠다. 그래야 최선의 보통 관리와 과학적 관리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노동자 500명에서 1,000명을 고용한 공업 사업장에는 대개 스무 가지에서 서른 가지가량의 서로 다른 직종이 있다. 각 직종의 지식은 오랜 세월 말로 전해졌다. 아주 먼 조상들이 여러 기술의 기초를 한 사람씩 두루 익히던 원시적 상태에서 출발해, 지금처럼 노동이 세분되고 각자가 비교적 좁은 작업에 전문화되는 단계까지 발전하는 동안 그렇게 이어졌다.
세대마다 발휘한 창의성은 모든 직종의 모든 작업 요소를 더 빠르고 낫게 수행하는 방법을 만들어 냈다. 넓게 보면 지금 쓰는 방법은 각 직종이 생긴 뒤 나온 생각 가운데 가장 적합하고 좋은 것이 살아남은 진화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설명이 크게는 맞더라도, 각 직종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만이 중요한 사실 하나를 충분히 안다. 어느 직종의 어느 작업 요소를 보더라도 쓰는 방법이 통일된 경우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표준으로 널리 인정받는 한 가지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같은 작업 요소를 처리하는 방식이 쉰 가지나 백 가지씩 매일 쓰인다. 조금만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방법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말로 전해졌고, 대부분 개인적인 관찰을 거쳐 거의 무의식적으로 배웠다. 이를 성문화하거나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서술한 경우는 사실상 없었다. 세대마다, 심지어 10년마다 쌓인 창의성과 경험이 더 나은 방법을 다음 세대로 넘겨준 것은 틀림없다.
이 방대한 경험칙과 전통 지식은 모든 기능공이 가진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최선의 보통 관리에서는 관리자도 자신이 거느리는 500명이나 1,000명의 노동자, 스무 가지나 서른 가지 직종에 이 지식이 있으며 상당 부분은 경영진에게 없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한다. 물론 경영진에는 대개 자기 직종에서 일류 노동자였던 감독과 책임자도 들어 있다. 하지만 바로 그들이 누구보다 잘 안다. 자기 지식과 개인적 기량은 부하 노동자 전체의 지식과 솜씨를 합친 것에 훨씬 못 미친다.
그래서 가장 경험 많은 관리자는 일을 가장 좋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해내라는 문제를 노동자에게 솔직하게 내놓는다. 각 노동자가 최선의 노력, 가장 힘찬 노동, 전통 지식, 기량, 창의성, 선의를 모두 발휘하게 만드는 것이 관리자의 과제라고 본다. 한마디로 고용주에게 가능한 한 큰 성과를 돌려주도록 노동자의 ‘주도성’을 끌어내는 일이다. 여기서 주도성은 노동자에게 바라는 모든 좋은 자질을 포괄하는 가장 넓은 뜻으로 쓴다.
반대로 현명한 관리자라면 노동자에게 보통 고용주에게서 받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지 않으면서 그들의 주도성을 온전히 얻으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관리자였거나 직접 기능직으로 일한 독자만이 평균적인 노동자가 고용주에게 자기 주도성을 충분히 내놓지 않는 정도를 안다. 공업 사업장 스무 곳 가운데 열아홉 곳에서 노동자는 고용주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의 이익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믿는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 고용주를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양을 최고의 품질로 생산하려고 애쓰기는커녕, 들키지 않을 만큼 천천히 일하면서도 윗사람에게는 빠르게 일한다고 믿게 하려 한다.*
주: 나는 이 불행한 상황이 생기는 이유를 미국기계학회에서 발표한 〈공장 관리〉에서 설명하려 했다.
그러므로 노동자의 주도성을 얻으려면 관리자가 같은 직종의 평균보다 특별한 유인을 더 줘야 한다. 빠른 승진과 성장의 가능성, 후한 성과급 단가나 좋은 결과와 빠른 작업에 지급하는 할증·보너스 형태의 높은 임금, 짧은 노동시간, 보통보다 나은 환경과 작업 조건 등 여러 방법이 있다. 무엇보다 부하의 복지를 진심으로 다정하게 염려할 때만 생기는 개인적인 배려와 우호적인 접촉이 이 특별한 유인과 함께해야 한다. 고용주는 이와 같은 특별한 혜택이나 ‘유인’을 주어야 노동자의 ‘주도성’을 어느 정도라도 얻을 수 있다.
보통 관리에서도 특별한 유인을 줘야 한다는 필요는 널리 인정됐다. 그래서 이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 상당수는 성과급, 할증제, 보너스제 같은 현대적 임금 제도 하나를 채택하면 사실상 전체 관리 체계를 갖춘 것으로 본다. 그러나 과학적 관리에서 특정 임금 제도는 부차적인 요소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넓게 말해 현재 쓰이는 최선의 보통 관리는 노동자가 최고의 주도성을 내놓고, 그 대가로 고용주에게 특별한 유인을 받는 방식이다. 앞으로 과학적 관리 또는 과업 관리와 비교하기 위해 이 방식을 ‘주도성과 유인의 관리’라고 부르겠다.
나는 ‘주도성과 유인의 관리’가 현재 널리 쓰이는 방식 가운데 가장 낫다는 점을 독자가 인정하리라 기대한다. 평균적인 관리자에게 이보다 나은 방식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설득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내가 맡은 과제는 단지 조금 나은 정도가 아니라 압도적으로 더 나은 관리법이 따로 있음을 철저히 납득시키는 힘든 일이다.
주도성과 유인의 관리가 좋다는 보편적 선입견은 매우 강하다. 이론적 장점을 늘어놓는 것만으로는 다른 체계가 낫다고 평균적인 관리자를 설득하기 어렵다. 그래서 두 체계를 실제로 운영한 사례를 잇달아 보여주며 과학적 관리가 다른 방식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점을 증명하겠다. 모든 사례에는 일정한 기본 원리와 철학이 핵심으로 나타날 것이다. 과학적 체계를 보통의 주먹구구 체계와 가르는 큰 원리는 아주 단순하므로 사례에 앞서 설명하는 편이 좋겠다.
관리자가 새로 맡을 네 가지 책임
낡은 관리 방식의 성공은 노동자의 ‘주도성’을 얻는 데 거의 전적으로 달렸다. 실제로 이를 얻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과학적 관리에서는 노동자의 주도성, 곧 근면과 선의와 창의성을 예외 없이 얻으며 낡은 체계보다 더 많이 끌어낸다. 노동자 쪽의 이런 개선에 더해 관리자는 과거에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부담과 의무와 책임을 맡는다.
예를 들어 관리자는 과거에 노동자가 지니던 전통 지식을 모두 모아 분류하고 표로 정리한다. 그 지식을 노동자의 일상 작업에 큰 도움이 되는 규칙과 법칙과 공식으로 바꾼다. 이처럼 과학을 개발하는 일 외에도 경영진은 새롭고 무거운 책임 세 가지를 더 맡는다.
새 의무는 네 항목으로 묶을 수 있다.
- 노동자 작업의 각 요소를 위한 과학을 개발해 낡은 경험칙을 대신한다.
- 과거에는 노동자가 일을 직접 고르고 할 수 있는 만큼 스스로 배웠지만, 이제는 관리자가 노동자를 과학적으로 선발한 뒤 훈련하고 가르치고 성장시킨다.
- 개발된 과학의 원리에 따라 모든 일이 이루어지도록 노동자와 진심으로 협력한다.
- 일과 책임을 관리자와 노동자가 거의 동등하게 나눈다. 관리자는 노동자보다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일을 모두 맡는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일과 책임 대부분을 노동자에게 떠넘겼다.
노동자의 주도성과 관리자가 새로 맡는 일이 결합하기 때문에 과학적 관리는 낡은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이 네 요소 가운데 세 가지는 주도성과 유인의 관리에서도 여러 경우에 작고 초보적인 형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그 방식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부수 요소인 반면 과학적 관리에서는 전체 체계의 핵심을 이룬다.
네 번째 요소인 ‘관리자와 노동자가 책임을 거의 동등하게 나누는 일’은 설명이 더 필요하다. 주도성과 유인의 관리 철학에서는 각 노동자가 자기 일의 전체 계획과 세부 사항에 대한 거의 모든 책임, 많은 경우 도구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한다. 실제 육체노동도 전부 해야 한다.
반면 과학을 개발하려면 개인 노동자의 판단을 대신할 수많은 규칙과 법칙과 공식을 세워야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색인을 만들어야 한다. 과학적 자료를 실무에 쓰려면 책과 기록*을 보관할 공간, 계획 담당자가 일할 책상도 필요하다.
주: 보통 기계공장에서 과학적 관리에 쓰는 자료 기록은 수천 쪽에 이른다.
낡은 체계에서 노동자가 개인 경험으로 하던 모든 계획은 새 체계에서는 과학의 법칙에 따라 경영진이 맡아야 한다. 노동자가 과학 자료를 개발하고 쓰기에 적합한 사람이라 해도 기계 앞과 책상 앞에서 동시에 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앞일을 계획하는 데 필요한 사람과 실제 작업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사람이 전혀 다르다는 점도 분명하다.
과학적 관리 아래에서 앞일을 계획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계획실 담당자는 노동을 나눌수록 작업을 더 좋고 경제적으로 할 수 있음을 언제나 발견한다. 예를 들어 기능공이 하는 각각의 동작에 앞서 다른 사람들이 여러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 앞에서 말한 ‘관리자와 노동자가 책임과 작업을 거의 동등하게 나누는 일’에는 이 모든 과정이 들어간다.
요약하면 주도성과 유인의 관리에서는 거의 모든 문제를 ‘노동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과학적 관리에서는 문제의 절반을 온전히 ‘관리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하루 전에 설계되는 과업
현대 과학적 관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일 요소는 아마 과업이라는 발상일 것이다. 경영진은 모든 노동자의 일을 적어도 하루 전에 완전히 계획한다. 각 노동자는 대개 달성할 과업과 사용할 방법을 자세히 적은 완전한 서면 지시를 받는다. 이렇게 미리 계획한 일은 노동자 혼자서가 아니라 거의 언제나 노동자와 경영진이 함께 풀어야 할 과업이다.
지시에는 무엇을 할지뿐 아니라 어떻게 할지, 정확히 얼마의 시간이 허용되는지도 적힌다. 노동자가 과업을 정확히 수행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내면 평소 임금보다 30퍼센트에서 100퍼센트 많은 보수를 받는다. 과업은 좋은 작업과 세심한 작업을 함께 요구하도록 조심스럽게 설계한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건강을 해칠 속도로 일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일에 잘 맞는 사람이라면 수년 동안 그 속도로 일해도 과로하지 않고 더 건강하고 행복하며 번영하도록 과업을 조절한다. 과학적 관리는 대부분 이런 과업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일로 이루어진다.
새 관리와 낡은 관리를 가르는 네 요소가 많은 독자에게 처음에는 그럴듯한 구호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잘 안다. 존재를 선언하는 것만으로 그 가치를 납득시킬 생각은 없다. 실용적인 사례들을 통해 네 요소의 엄청난 힘과 효과를 보여주겠다. 첫째, 가장 단순한 일부터 가장 복잡한 일까지 모든 작업에 완전히 적용할 수 있음을 보일 것이다. 둘째, 이를 적용하면 주도성과 유인의 관리로 얻을 수 있는 결과를 압도할 만큼 큰 성과가 필연적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보일 것이다.
스타트업 적용 노트 — 2026
실행자의 주도성만 요구하지 말라
테일러의 네 원칙 가운데 지금도 가장 유효한 부분은 관리자의 책임을 늘린다는 점이다. 리더가 목표만 주고 “오너십 있게 해 달라”고 말하면 계획 비용과 실행 비용을 모두 담당자에게 넘긴다.
새로운 운영 업무를 맡길 때 관리자가 먼저 제공할 것을 확인하자.
- 잘된 결과와 실패한 결과의 실제 예시
- 현재까지 알려진 작업 순서와 판단 기준
- 필요한 도구·데이터·권한
- 연습할 시간과 피드백을 줄 사람
- 목표가 무리하다고 이의를 제기할 방법
다만 테일러식으로 ‘유일한 최선의 방법’을 고정하면 환경이 바뀔 때 현장 판단이 마비된다. 표준은 명령문보다 현재까지 가장 잘 작동한 가설에 가깝게 관리하는 편이 낫다. 담당자가 예외를 기록하고 표준을 수정할 수 있어야 주도성과 시스템이 함께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