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유형은 자전거용 쇠구슬 검사라는 단순하지만 특이한 작업에서 잘 드러난다.
몇 년 전 자전거 열풍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자전거 베어링에는 매년 수백만 개의 작은 경화강 구슬이 쓰였다. 쇠구슬을 만드는 스무 가지가 넘는 공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아마 마지막 연마 뒤의 검사였을 것이다. 불에 갈라졌거나 다른 결함이 있는 구슬을 포장 전에 모두 골라내야 했다.
나는 이 나라에서 가장 큰 자전거용 쇠구슬 공장을 체계화하는 일을 맡았다. 이 회사는 내가 재편을 시작하기 전까지 8년에서 10년 동안 보통의 일급제로 운영됐다. 구슬을 검사하던 120명이 넘는 여성 노동자는 이미 경험 많고 숙련된 사람들이었다.
아무리 단순한 일이라도 개별 노동자가 독립적으로 일하던 낡은 방식에서 과학적 협력으로 급히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작업 조건에는 관련된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즉시 고칠 수 있는 결함이 있다.
이 공장의 검사원들은 토요일 반일 휴무를 제외하면 하루 10시간 30분씩 일했다.
작업은 다음과 같았다. 작고 매끄러운 쇠구슬 한 줄을 왼손등 위, 붙인 두 손가락 사이의 홈에 올려놓는다. 구슬을 거듭 굴리면서 강한 빛 아래에서 세밀히 살핀다. 오른손에 든 자석으로 결함 있는 구슬을 집어 종류별 상자에 던져 넣는다. 찌그러짐, 경도 부족, 긁힘, 불에 갈라진 틈이라는 네 종류의 결함을 찾아야 했다. 대부분은 이 일에 특별히 훈련되지 않은 눈에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았다. 앉아서 일하므로 몸이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세심한 주의와 집중이 필요해 신경의 긴장이 상당했다.
아주 간단히 살펴보기만 해도 이들이 일해야 한다고 여겨진 10시간 30분 가운데 상당 부분은 실제로 쉬는 시간임을 알 수 있었다. 작업 시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일할 때는 일하고 놀 때는 놀며’ 둘을 섞지 않도록 시간을 짜는 것은 상식이다.
전체 공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샌퍼드 E. 톰프슨이 오기 전부터 우리는 노동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오랫동안 검사실을 맡은 기존 감독에게 지시했다. 일을 잘하고 영향력이 큰 검사원부터 한 명씩 만나, 10시간 30분 동안 하던 양을 하루 10시간에도 똑같이 해낼 수 있다고 설득하라는 것이었다. 노동시간을 10시간으로 줄이되 10시간 30분 일할 때와 같은 일당을 지급한다는 제안도 모두에게 알렸다.
약 2주 뒤 감독은 자신이 만난 사람 모두가 현재 작업을 10시간에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동의했으며 변화에 찬성한다고 보고했다.
나는 특별히 요령 있게 처신한다는 평을 받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재치를 조금 보이는 편이 현명하겠다고 생각해 노동자들이 새 제안을 투표로 정하게 했다. 하지만 그 판단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했다. 투표 결과 전원이 10시간 30분이면 충분하며 어떤 변화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당분간 문제는 그렇게 끝났다. 몇 달 뒤에는 눈치 보기를 그만두고 노동시간을 10시간, 9시간 30분, 9시간, 8시간 30분으로 차례로 줄였다. 일당은 그대로였다. 노동시간을 줄일 때마다 생산량은 감소하기는커녕 늘었다.
이 부서가 낡은 방식에서 과학적 방식으로 바뀌는 과정은 샌퍼드 E. 톰프슨이 지휘했고 H. L. 갠트가 총괄했다. 톰프슨은 아마 당시 미국에서 동작·시간 연구 경험이 가장 많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빠른 지각 능력에 따른 선발
대학 생리학과에서는 실험 대상자의 이른바 ‘개인 계수’를 알아내는 실험을 정기적으로 한다. 예를 들어 A나 B 같은 글자를 갑자기 대상자의 시야에 보여준다. 글자를 알아보는 순간 특정 전기 버튼을 누르게 한다. 글자가 보인 순간부터 버튼을 누를 때까지 흐른 시간을 정밀한 과학 장비로 정확히 기록한다.
이 검사는 사람마다 개인 계수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다. 어떤 사람은 유난히 빠른 지각력과 반응 능력을 타고난다. 눈에서 뇌로 메시지가 거의 즉시 전달되고 뇌도 알맞은 메시지를 손으로 똑같이 빠르게 보낸다.
이런 사람은 개인 계수가 낮다고 하고, 지각과 행동이 느린 사람은 개인 계수가 높다고 한다.
톰프슨은 곧 자전거용 쇠구슬 검사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 낮은 개인 계수라는 점을 알아봤다. 물론 보통 수준의 인내력과 근면성도 필요했다.
그러나 노동자와 회사의 궁극적 이익을 위해 낮은 개인 계수가 없는 사람은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게도 가장 영리하고 부지런하며 믿을 만한 노동자도 상당수 해고해야 했다. 빠르게 지각하고 곧바로 움직이는 능력이 없다는 이유뿐이었다.
사람을 서서히 선별하는 동안 다른 변화도 함께 이루어졌다.
남녀 노동자의 보수를 생산량과 어떤 식으로든 연동할 때 조심해야 할 위험이 있다. 양을 늘리려다 품질이 떨어지기 쉽다는 점이다.
따라서 거의 모든 경우 생산량을 늘리는 조치보다 먼저 품질 저하를 확실히 막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 노동자들의 업무에서는 품질이 핵심 자체였다. 결함 있는 구슬을 하나도 빠짐없이 골라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첫 단계는 허술하게 일하고도 발각되지 않는 일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재검사’라는 방법을 썼다. 가장 믿을 만한 검사원 네 명이 전날 일반 검사원 한 명이 검사한 구슬 한 묶음씩을 매일 다시 검사했다. 감독은 재검사 묶음의 식별번호를 바꿨기 때문에 재검사원은 누구의 작업을 검사하는지 알 수 없었다. 네 명이 검사한 묶음 가운데 하나는 다음 날 수석 검사원이 다시 살폈다. 수석 검사원은 유난히 정확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골랐다.
재검사가 정직하고 정확한지 확인하는 효과적인 장치도 마련했다. 감독은 이삼 일마다 특별한 구슬 묶음을 준비했다. 정해진 수의 정상 구슬을 센 뒤 종류별로 기록된 수만큼 결함 구슬을 섞었다. 검사원과 재검사원 모두 이 묶음을 일반 판매용 묶음과 구분할 방법이 없었다. 이렇게 일을 소홀히 하거나 거짓으로 보고하려는 유혹을 없앴다.
품질을 지키며 생산량을 높이다
품질이 떨어지지 않게 한 다음에는 생산량을 늘릴 효과적인 방법을 바로 도입했다. 허술한 낡은 방식 대신 개선된 일급제를 썼다. 작업의 양과 품질을 매일 정확히 기록했다. 감독의 개인적인 편견을 막고 모든 검사원을 절대적으로 공평하고 정당하게 대하려는 조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감독은 이 기록으로 검사원 모두의 의욕을 자극할 수 있었다.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좋은 사람의 임금을 올리고, 성과가 시원찮은 사람의 보수는 낮췄으며, 계속 느리거나 부주의한 사람은 해고했다.
이어서 각 노동자가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주의 깊게 조사했다. 초시계와 기록지를 써서 정확한 시간 연구도 시작했다. 검사 종류별로 얼마나 빠르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지나친 피로나 탈진 위험이 생길 만큼 무거운 과업을 주지는 않으면서 각자가 가장 빠르고 훌륭하게 일할 정확한 조건을 세우려 했다. 조사 결과 노동자들은 상당한 시간을 부분적으로 쉬면서 말하고 조금 일하거나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 썼다.
노동시간을 10시간 30분에서 8시간 30분으로 줄인 뒤에도 자세히 관찰하니 약 1시간 30분을 연속으로 일하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했다. 과로가 시작되기 전에 멈추는 편이 현명하므로 1시간 15분마다 10분씩 쉬게 했다. 오전 두 번과 오후 두 번, 하루 네 번의 10분 휴식에는 반드시 일을 멈추도록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걷고 이야기하는 등 완전히 다른 활동을 하도록 권했다.
한 가지 점에서 이 노동자들이 잔인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하는 동안 편하게 대화할 수 없도록 자리를 서로 멀리 떼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노동시간을 줄이고 우리가 아는 범위에서 가장 좋은 작업 조건을 제공하자 일하는 척하지 않고 실제로 꾸준히 일할 수 있었다.
조직 개편이 이 단계에 이른 다음에야 마지막 조치를 취해야 한다. 노동자는 올바르게 선발됐고, 한쪽에서는 지나치게 몰아붙이지 못하게 예방했으며, 다른 쪽에서는 일을 소홀히 할 유혹을 없애고 가장 좋은 작업 조건을 마련했다. 이제 노동자가 가장 바라는 높은 임금과 고용주가 가장 바라는 최대 생산량과 최고 품질, 곧 낮은 인건비를 모두 보장할 때다.
유능한 노동자가 하루를 온전히 써야 할 만큼 세심하게 측정한 과업을 날마다 주고, 그 과업을 달성할 때마다 큰 할증이나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 공장에서는 ‘차등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주: 프레더릭 W. 테일러가 미국기계학회에서 발표한 〈성과급 제도〉, 제16권 856쪽을 보라.
이 체계에서는 각 노동자의 생산량에 비례해 보수를 늘리고, 작업의 정확도에는 더 큰 비중을 둬 보수를 올렸다.
뒤에서 보겠지만 재검사원이 살핀 묶음을 기준으로 삼은 차등 성과급 덕분에 작업량이 크게 늘었고 동시에 품질도 뚜렷하게 좋아졌다.
최고의 효과를 내기 전까지는 각 노동자의 생산량을 매시간 측정해야 했다. 뒤처진 사람이 있으면 교사를 보내 무엇이 잘못됐는지 찾고, 바로잡고, 격려하고, 따라잡게 도왔다.
사람을 관리하는 데 각별히 관심 있는 이라면 그 뒤에 놓인 일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보상이 사람이 최선을 다하도록 자극하려면 일이 끝난 뒤 곧바로 주어져야 한다. 일주일, 기껏해야 한 달보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그때 받을 보상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평균적인 노동자가 최선을 다하려면 자신이 이룬 일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하고, 매일이 끝날 때 보상을 분명히 볼 수 있어야 한다. 쇠구슬을 검사하는 젊은 여성이나 어린아이처럼 더 단순한 성향의 사람에게는 윗사람의 개인적인 관심 또는 눈에 보이는 실제 보상이라는 적절한 격려를 한 시간에 한 번씩 주어야 한다.
이것이 직원에게 주식을 팔거나 연말에 임금에 비례한 배당을 주는 협동·이익분배 제도가 기껏해야 약한 효과만 낸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6개월 뒤 다른 사람들과 나눌지도 모르는 보상을 위해 꾸준히 열심히 일하기보다 오늘 느긋하게 천천히 일하며 확실히 누리는 즐거움이 더 매력적이다.
이익분배가 비효율적인 두 번째 이유는 개인의 야심을 마음껏 펼치게 하는 협력 방식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 야심은 공동 복지를 바라는 마음보다 언제나 더 강한 노력의 동기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협동 체계에서 빈둥거리면서 나머지와 똑같이 이익을 나누는 몇몇 잘못 놓인 게으름뱅이는 더 나은 사람도 자기 수준으로 끌어내리게 마련이다.
협력 제도에는 다른 큰 어려움도 있다. 이익을 공평하게 나누기 어렵고, 노동자는 언제나 이익을 나눌 준비가 돼 있지만 손실을 나눌 능력도 의향도 없다. 게다가 많은 경우 이익과 손실은 노동자가 전혀 영향력을 미치거나 통제할 수 없고 기여하지도 않은 원인에서 상당 부분 생기므로, 어느 쪽이든 노동자와 나누는 것이 옳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변화가 남긴 결과
자전거용 쇠구슬 검사원 이야기로 돌아가자. 모든 변화의 최종 결과는 120명이 하던 일을 35명이 하게 된 것이었다. 더 빠른 속도에서도 검사의 정확도는 과거의 느린 속도보다 3분의 2 높아졌다.
노동자가 얻은 이익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평균 임금이 과거보다 80퍼센트에서 100퍼센트 높아졌다.
둘째, 토요일 반일 휴무를 유지하면서 하루 노동시간이 10시간 30분에서 8시간 30분으로 줄었다. 하루에 적절히 배치된 네 번의 휴식도 생겨 건강한 노동자라면 과로할 수 없게 했다.
셋째, 모든 노동자는 경영진이 자신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보살핀다고 느꼈다.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의지할 조력자와 교사를 경영진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넷째, 모든 젊은 여성에게 매달 원하는 때에 유급으로 이틀 연속 쉴 권리를 줘야 한다. 내 기억으로 이 노동자들에게도 그런 권리가 주어졌지만, 이 점은 확실하지 않다.
회사가 얻은 이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제품 품질이 크게 좋아졌다.
둘째, 사무 업무, 교사, 시간 연구, 재검사원, 높은 임금에 추가 비용을 쓰고도 검사 비용이 상당히 줄었다.
셋째, 경영진과 직원 사이에 매우 우호적인 관계가 생겨 어떤 노동 분쟁이나 파업도 불가능해졌다.
좋지 않은 작업 조건을 좋은 조건으로 바꾼 여러 변화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요소보다 더 크게 기여한 한 가지는 지각이 느린 사람을 빠른 사람으로 세심하게 교체한 일이었다. 개인 계수가 높은 사람 대신 낮은 사람을 택한 과학적인 노동자 선발이었다.
스타트업 적용 노트 — 2026
이 사례의 숫자만 베끼지 말라
작업시간 단축, 강제 휴식, 품질을 먼저 지키는 검사, 뒤처진 사람에게 보내는 조력자는 지금도 참고할 만하다. 반면 120명 가운데 85명을 내보낸 뒤 남은 사람의 임금과 생산성만 비교하면 조직 전체가 치른 비용이 사라진다. 테일러는 해고된 사람의 생계와 전환 비용을 성과표에 넣지 않았다.
업무 자동화나 운영 개선을 평가할 때는 최소한 네 묶음의 수치를 함께 보자.
- 산출: 처리량, 소요시간, 단위비용
- 품질: 오류, 재작업, 고객 피해
- 사람: 노동시간, 피로, 이직, 전환 배치
- 분배: 절감액 가운데 구성원에게 돌아간 몫
또한 실시간 피드백과 실시간 감시는 도구는 같아도 운영 방식이 다르다. 당사자가 측정 목적을 알고, 자기 데이터를 볼 수 있고, 수치에 설명을 붙이며, 측정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코칭은 사람을 따라잡게 돕는 것이고 감시는 뒤처진 사람을 골라내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