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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04 · 11

읽고 나서 — 생산성 뒤의 권력

테일러가 남긴 가장 오래가는 문장은 “과거에는 사람이 먼저였지만 앞으로는 시스템이 먼저여야 한다”는 선언이다. 개인의 재능과 근성에 기대던 작업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가르칠 수 있는 방법으로 바꾼 발상은 강력했다. 현대의 표준작업, 공정관리, 산업공학, 운영 매뉴얼은 모두 이 전환과 맞닿아 있다.

그런데 시스템이 먼저라면 다음 질문이 곧바로 따라온다.

그 시스템은 누가 만들고, 누구의 목표를 최적화하는가?

테일러가 관리자에게 넘긴 것

낡은 관리 방식에서는 작업 방법이 숙련공의 손과 기억에 있었다. 테일러는 그 지식을 관찰해 관리자의 계획 영역으로 옮겼다. 관리자는 동작을 나누고 시간을 재고 최선의 도구를 정한다. 노동자를 선발하고 훈련하며 하루 과업과 보상을 설계한다. 그는 이를 책임의 공정한 분담과 긴밀한 협력이라고 불렀다.

노동사에서는 같은 변화를 노동 통제권의 이동으로도 읽는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의 노동사 연구는 과학적 관리가 작업을 세분하고 시간·동작 연구를 도입하면서 계획과 감독을 맡는 관리 인력을 늘렸다고 설명한다. 현장의 암묵지가 조직의 지식이 된 것은 진전이었지만, 그 지식을 가진 노동자가 결정권까지 함께 얻은 것은 아니었다.

미국 정부 작업장에서도 충돌이 일어났다. 20세기 초 워터타운과 록아일랜드 병기창의 노동자들은 시간 연구와 성과급 도입에 반발했다. 완전한 테일러 체계는 막혔지만 중앙 계획, 원가회계, 공구와 작업장의 재편 같은 요소는 퍼졌다. 과학적 관리는 한 번에 설치되는 완제품이 아니라, 갈등 속에서 여러 관리 기술로 분해되어 조직에 들어왔다.

초시계에서 대시보드까지

테일러의 초시계는 오늘날 로그와 분석 대시보드가 됐다. 클릭, 통화, 배송, 커밋, 응답 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관찰 비용이 거의 사라졌고, 측정의 범위는 테일러가 상상한 것보다 넓다.

측정은 일을 개선할 수 있다. 병목을 찾아 인력을 보충하고, 반복되는 실수를 자동화하고, 무리한 대기시간을 줄인다. 동시에 숫자는 감시가 될 수 있다. 맥락을 떼어 낸 활동량을 성과로 간주하면 사람은 고객의 문제보다 지표를 먼저 풀게 된다. 측정되는 사람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수치를 설명할 권리가 없다면 ‘과학’은 관리자의 권위를 꾸미는 말이 된다.

좋은 운영 체계는 적어도 네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1. 측정할 문제와 지표를 현장 구성원이 함께 정했는가.
  2. 수치가 놓치는 품질과 예외를 말할 통로가 있는가.
  3. 개선으로 생긴 시간과 이익을 어떻게 나누는가.
  4. 지표가 해로운 행동을 부르면 멈추거나 바꿀 수 있는가.

스타트업이 가져갈 것, 버릴 것

가져갈 것은 분명하다. 영웅을 기다리지 말고 재현할 수 있는 작업 방법을 만든다. 일을 실제로 관찰한 뒤 도구와 흐름을 고친다. 기준만 던지지 않고 훈련과 피드백을 제공한다. 계획하는 사람과 실행하는 사람이 매일 정보를 주고받는다. 개인의 실패로 보이는 문제에서 시스템의 원인을 찾는다.

버려야 할 것도 분명하다. 사람마다 하나의 ‘최대 산출량’이 있고 관리자가 객관적으로 알아낼 수 있다는 믿음, 더 높은 보상이면 통제권의 불균형도 해소된다는 믿음, 생산량의 증가가 이해관계를 저절로 일치시킨다는 믿음이다. 지식노동에서는 좋은 판단, 돌봄, 창의성, 장기적 신뢰를 초 단위로 잘라 측정할 수 없다.

테일러의 책은 생산성의 정답지가 아니다. 조직의 성과를 개인의 근성에서 시스템 설계의 문제로 옮겨 놓은 출발점이다. 우리는 그 출발점을 이어받되 범위를 넓혀야 한다. 효율적인 시스템뿐 아니라 그 시스템을 고칠 권리가 구성원에게 있는 조직을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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