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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15 · 08

읽고 나서 — 거부할 자유를 시스템으로 만들기

《시민 불복종》을 읽고 가장 쉽게 취할 수 있는 태도는 자신을 소수의 정의로운 사람으로 상상하는 것이다. 다수는 비겁하고 제도는 둔하며 나는 양심을 지킨다. 이 구도는 강렬하지만 위험하다. 누구나 자기 확신 속에서는 소로가 될 수 있고, 서로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똑같이 “한 사람의 다수”를 자처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유산은 확신 그 자체보다 협력의 고리를 보게 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불의는 거대한 악당 하나가 아니라 작은 승인과 납부, 코드 한 줄, 보고서의 누락, 침묵이 이어져 작동한다. “나는 결정권자가 아니었다”는 말은 내가 어떤 고리를 맡았는지 지워 주지 않는다.

하지만 거부의 비용 역시 연결망을 따라 흐른다. 엔지니어가 배포를 멈추면 고객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긴급 서비스를 쓰는 사람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직원이 내부 자료를 공개하면 불법을 드러낼 수 있지만 무관한 사람의 개인정보까지 노출할 수 있다. 세금을 거부한 사람이 감옥에 가면 가족이 생계를 떠안을 수 있다. 옳은 목적은 아무 수단이나 정당화하지 않는다.

창업자가 만들 수 있는 다섯 가지 장치

첫째, 출시와 성장 목표만큼 명확한 중단 조건을 적어 둔다. 어떤 위험 신호가 나오면 누가 배포를 멈출 수 있는지 사전에 정해야 한다.

둘째, 반대 의견을 결정 기록에 남긴다. 결론만 보존하면 시간이 지난 뒤 모두가 처음부터 동의했던 것처럼 역사가 바뀐다.

셋째, 직속 상사를 거치지 않는 신고 통로와 보복 금지 절차를 둔다. 용기는 제도 없이 반복 생산되지 않는다.

넷째, 거부하는 사람이 제시한 증거를 독립적으로 검토한다. 반항이라는 낙인도, 양심이라는 훈장도 사실 확인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다섯째, 멈춤의 비용을 약한 사람에게 밀어내지 않는다. 일정과 매출의 손실은 권한을 가진 사람이 떠안고, 계약직과 하위 직급에게 벌점으로 돌아가지 않게 해야 한다.

소로는 더 나은 정부를 요구하면서 개인을 이웃으로 존중하는 국가를 상상했다. 더 나은 조직도 비슷하다. 구성원을 복종하는 부품도, 매번 홀로 감옥에 가야 하는 영웅도 아닌 판단하는 이웃으로 대한다. 진짜 목표는 용감한 불복종자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불복종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듣고, 사람이 파괴되기 전에 잘못을 고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