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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21 · 04

3부 쉬지 못하는 능력

학교든 대학이든 교회든 시장이든, 지나치게 바쁜 것은 생명력이 부족하다는 증상이다. 반대로 게으를 줄 안다는 것은 무엇이든 즐길 수 있는 넓은 욕구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단단한 감각을 뜻한다.

세상에는 살아 있지만 죽은 듯한, 진부한 사람들이 있다. 정해진 직업에 종사할 때를 빼면 자기가 살아 있다는 사실조차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런 사람을 시골에 데려가거나 배에 태워 보라. 책상이나 서재를 얼마나 애타게 그리워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는 호기심이 없다. 우연히 마주친 자극에 몸을 맡기지 못하고, 능력을 쓰는 일 자체에서 기쁨을 얻지도 못한다. ‘필요’가 지팡이로 때리지 않으면 그 자리에 멈춰 서기까지 한다.

바쁨이 가리는 공백

그런 사람에게 말해 보아야 소용없다. 그들은 게으르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게으를 수가 없다. 천성이 충분히 너그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황금 방앗간에서 미친 듯이 고생하는 데 바치지 않은 시간은 혼수상태처럼 흘려보낸다.

사무실에 갈 필요가 없고,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을 때면 숨 쉬는 세계 전체가 그들에게는 백지다. 기차를 한 시간 기다려야 하면 눈을 뜬 채 멍청한 무아지경에 빠진다.

그 모습을 보면 세상에는 볼 것도 없고 말 걸 사람도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몸이 마비됐거나 정신이 딴 데 가버린 사람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자기 방식대로는 대단히 열심히 일하며, 계약서의 결함이나 시장의 변화를 찾아내는 눈은 밝을 가능성이 크다.

학교와 대학에 다녔지만 내내 훈장만 바라봤다.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고 영리한 사람들과 어울렸지만 내내 자기 일만 생각했다. 인간의 영혼은 처음부터 너무 작기라도 한 것처럼, 일만 하고 놀지 않는 삶으로 자기 영혼을 더 왜소하고 좁게 만들었다.

그러다 마흔 살이 된다. 관심은 무기력하고, 마음에는 즐길 재료가 하나도 없으며,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서로 비벼 불꽃을 낼 생각 두 개조차 없다.

바지를 입기도 전에는 상자 위로 기어올랐을 것이다. 스무 살에는 지나가는 아가씨를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파이프는 다 타고 코담배 통은 비었다. 이 신사는 애처로운 눈을 한 채 벤치에 꼿꼿이 앉아 있다.

내게는 이것이 인생의 성공으로 보이지 않는다.

스타트업 적용 노트 — 2026

일정이 비면 불안해서 바로 회의를 잡고, 대기 시간마다 메신저를 열고, 산책하면서도 팟캐스트를 배속으로 듣는다면 휴식이 부족한 것보다 빈 시간을 다루는 능력이 약해진 것일 수 있다. 바쁨은 성과의 증거인 동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드러나는 공백을 가리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좋은 여백은 번아웃 뒤에 지급하는 보상이 아니다. 호기심이 다시 작동하게 하는 업무 환경의 일부다. 회의 없는 반나절, 목적 없는 탐색, 답을 요구하지 않는 대화가 있어야 팀은 이미 정해진 문제를 푸는 능력뿐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발견하는 능력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