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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21 · 02

1부 동전 몇 닢을 향한 경주

요즘은 누구나 돈이 되는 직업에 들어가 거의 열광에 가까운 태도로 일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당사자도 없는 재판에서 ‘체면 훼손죄’로 유죄를 선고받기라도 하는 듯하다. 이런 때에 가진 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며 그사이 세상을 구경하고 즐기겠다는 반대편 사람의 외침은 조금 허세 섞인 호언장담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이른바 게으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 지배 계급의 독단적인 규정집이 인정하지 않는 많은 일을 하는 상태다. 그러므로 근면이 자기 입장을 말할 권리가 있다면 게으름에도 똑같은 권리가 있다.

동전 몇 닢을 차지하려고 벌이는 거대한 핸디캡 경주에 들어오기를 거부하는 사람의 존재는 경주에 참가한 사람에게 모욕인 동시에 환상을 깨는 일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어느 훌륭한 사나이는 마음을 정하고 동전에 표를 던진 뒤, 미국식으로 힘주어 말하자면 그것을 “잡으러 달려간다.”

그가 괴롭게 길을 갈아엎으며 전진할 때, 길가 풀밭에 누워 귀에 손수건을 덮고 팔꿈치 곁에 술잔을 둔 태평한 사람들을 발견한다고 해 보자. 그가 분개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디오게네스의 무관심은 알렉산드로스의 가장 여린 곳을 건드렸다.

떠들썩한 야만인들이 로마를 점령하고 원로원으로 쏟아져 들어갔는데, 원로들이 그들의 성공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없이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면 로마를 빼앗은 영광은 어디에 있겠는가? 고생스럽게 나아가 험한 산꼭대기까지 올랐는데 모든 일이 끝난 뒤 인류가 자기 성취에 무관심하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물리학자는 물리학에 관심 없는 사람을 비난하고, 금융가는 주식을 거의 모르는 사람을 겉으로만 참아 주며, 문학인은 글을 배우지 않은 사람을 업신여긴다. 무엇이든 한 가지 일에 매달린 사람들은 아무 일에도 매달리지 않은 사람을 깎아내리려고 힘을 합친다.

경주를 거부할 권리

하지만 이것은 이 주제를 다루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일 뿐, 가장 큰 어려움은 아니다. 근면에 반대하는 말을 했다고 감옥에 갇히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보 같은 말을 하면 사람들이 상대조차 해주지 않는 신세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주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잘 해내는 것이다. 그러니 이것이 ‘변호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근면을 지지하는 현명한 주장도 아주 많을 것이다. 다만 근면에 반대해 할 말도 조금 있고, 이번에는 바로 그 말을 하려 한다.

하나의 주장을 내놓는다고 다른 모든 주장에 귀를 막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이 몬테네그로 여행기를 썼다고 해서 리치먼드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단정할 이유도 없다.

스타트업 적용 노트 — 2026

스티븐슨이 비웃는 것은 노동 자체가 아니라 경쟁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경주를 삶의 유일한 기준으로 만드는 태도다. 오늘의 동전 경주에는 매출, 투자 유치, 팔로어, 출시 횟수, 근무 시간이 나란히 놓인다. 수치가 목표를 대신하면 왜 이 회사를 하는지보다 옆 팀보다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가 중요해진다.

일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무엇이 충분한지 먼저 정하지 않으면 성장은 끝이 없는 경주가 된다는 경고다. 사업의 숫자와 함께 ‘어디까지면 충분한가’, ‘무엇을 잃으면서까지 달리지는 않을 것인가’를 써 두는 팀은 속도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