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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16 · 06

5장 구매자의 마음, 계속

적용 능력

이 무리에는 두 가지 성질이 있다. 굳셈, 곧 결단력과 지속성, 곧 인내다. 당시의 골상학은 자존심과 함께 이 능력들이 머리 뒤쪽 위에 자리한다고 주장했다.

굳셈이나 결단력이 강한 사람은 안정감과 끈기, 목적의 일관성을 보이며 때로는 완고함과 고집에 이른다. 이들은 몰아붙이거나 억지로 움직일 수 없다. 한번 입장을 정하면 옳든 그르든 좀처럼 바꾸지 않고, 자신이 원칙이라고 여기는 일을 끝까지 지키려 한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돌벽에 머리를 박는 일과 같다.

저자는 이들을 상대하려면 마음을 굳히기 전에 이쪽 사안에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반대 입장이 굳었다면 정면 승부를 포기하고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보여 주어야 한다. “아, 그렇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지”, “그렇게 보니 새롭군”, “그건 전혀 다른 제안이군”이라고 말할 여지를 주라는 것이다. 기존 입장에서 이겼다고 느끼게 두고, 새로운 측면이나 원칙으로 관심을 옮기면 새 쟁점에서는 적어도 반반의 가능성이 생긴다. 그 사람의 기존 선호나 반감에 제안을 맞출 수 있다면, 그의 안정성은 반대가 아니라 이쪽을 위해 작동할 것이다.

그들의 틀에 제안을 맞추고, 그들이 가진 무늬에 따라 옷감을 자르라는 표현도 쓴다. 이미 굳힌 쟁점을 다시 꺼내 이기려 하지 말고 그 점에서는 상대 방식대로 두라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옆이나 뒤에서 새로운 계획을 내놓는다. 저자의 전술적 언어로는 정면의 돌벽을 포격해 무너뜨릴 수 없으므로 그 위로 날거나, 아래로 굴을 파거나, 둘레를 돌아가야 한다.

저자는 고집 센 말이나 노새의 주의를 다른 것으로 돌리는 예까지 들며, 벽을 부수려 하지 말고 넘거나 밑을 파거나 돌아가라고 권한다. 이 비유에는 구매자를 정복 대상처럼 보는 시대의 공격적 판매관이 그대로 배어 있다.

지속성이나 인내가 강한 사람은 일단 시작한 일을 붙들고, 한 가지에 마음을 오래 집중한다. 새것에 관심을 갖게 하기 어렵고 본능적으로 낯선 생각을 의심하며 익숙한 것을 고수한다. 매우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것을 갑자기 내밀기보다 새 생각을 기존의 것과 조심스럽게 연결해 그 일부처럼 보이게 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용보다 형식과 이름을 중시하므로, 옛 이름 아래 놓인 새것은 받아들여도 새 이름을 단 옛것은 꺼린다는 것이다.

“오래 검증된”, “좋았던 옛 방식”, “확립된”, “세월의 시험을 견딘”, “유행 따라 나온 물건이 아닌” 같은 말이 이들에게 호소력을 갖는다. 반대로 지속성이 약한 사람은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새것에 끌린다. 어느 쪽이든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판매자는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종교적·도덕적 능력

이 무리에는 양심, 곧 도덕 원칙, 희망이나 낙관, 영성이나 내세 지향, 숭배나 경외, 자비나 인간적 친절이 들어간다. 당시 골상학은 이 능력들이 머리 앞쪽 위에 나타난다고 보았다.

양심이나 도덕 원칙이 강한 사람은 옳음, 정의, 진실, 미덕, 의무에 대한 감각이 높다. 이들을 대할 때는 사실을 그릇되게 말하거나 과장해서는 안 되며, 잔꾀나 억지 흥정처럼 보이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공정하게 대하면 든든한 친구가 되지만 불공정한 거래를 의심하거나 신뢰를 잃으면 사람과 회사 모두에게 등을 돌린다. 이들의 표어는 “옳은 것은 옳다”다. 저자는 이들을 “세상의 소금”이라 부르면서도, 때로는 그 성질이 위선이나 독선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희망이나 낙관이 강한 사람은 밝은 면을 보고 좋은 결과를 예상하며 미래를 자신 있게 바라본다. 뒤틀리면 공상과 허황된 계획에 빠진다. 미래의 성공, 밝은 전망, 유망해 보이는 새 사업에 관한 호소에 잘 반응하고, 비슷하게 낙관적인 판매자를 선호한다. 사업에서 타고난 강세론자이므로 약세론자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다만 낙관이 주의력과 경험의 균형을 이룰 때 특히 좋은 상대라고 본다.

영성이나 내세 지향이 강한 사람은 일상의 물질적 삶 위에 있는 정신적 높이에서 살려 하고, “내면의 빛”을 믿으며 신비주의와 종교적 의식으로 기운다. 약하게 나타나면 보통의 종교 감정이고, 뒤틀리면 미신과 경신, 심령주의가 된다. 이런 사람은 사업을 품위 낮은 필요악으로 느끼기 쉽고, 종교 서적처럼 자기 성향과 맞는 상품을 다루지 않는 한 사업에 편안히 자리 잡지 못한다고 저자는 평한다. 또한 믿음이 다르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쉽게 선입견을 품고, 냉정한 판단보다 감정과 정서, 상상에 움직인다고 본다.

숭배나 경외가 강한 사람은 온갖 권위를 극도로 존중한다. 교회에 충실하고 법을 잘 지키는 시민이 되기 쉬우며, 사업에서는 권위와 선례를 중시한다. 큰 상인이 어떤 상품을 주문했다는 사실, 추천서와 증언이 큰 영향을 준다. 이들이 존중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가볍게 말하면 즉시 반발할 수 있다. 대체로 관습적이며 사회가 요구하는 “체면”을 충족하려 한다.

자비나 인간적 친절이 강한 사람은 공감, 친절, 관대함, 박애를 드러낸다. 남을 돕고 싶어 하고, 차가운 사업 판단보다 우정과 개인 감정에 따라 거래하기 쉽다. 감정이 움직이면 후하지만 이기적인 사람이 그 성향을 이용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들이 너무 자주 “만만한 사람”으로 여겨진다며, 이들과의 거래에서는 판매자 개인에 대한 느낌이 큰 몫을 한다고 말한다.

이 여러 능력의 결합에서 수많은 성격이 나온다. 사람은 거의 무한하게 다양하지만 편의를 위해 다수의 구매자를 몇 가지 유형으로 묶어 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분류한 구매자 유형

논쟁형 구매자. 이 사람은 진실이나 이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논쟁 그 자체를 즐기며 판매자와 다투고 반박한다. 저자는 공격성과 파괴성이 발달한 결과라고 본다. 사소한 쟁점에서는 이기게 두고 우아하게 양보한 뒤 판매 설명의 중심으로 이끌라고 조언한다. 말의 정의나 형식은 상대가 정하게 두되, 그 논리 안에 상품이 들어맞게 만들라는 것이다. 다만 진정한 추론과 정당한 의도에서 나온 논쟁이라면 침착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함께 따져야 한다.

그가 다투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 용어와 정의, 형식뿐이라면 자기 정의를 세우고 자기 표현을 쓰게 내버려 두라고 한다. 그런 다음 그가 이겼다고 여기는 주장 안에 상품을 맞춰 주문을 얻는다. 반면 실제 증거와 합리적인 목적을 갖고 이의를 제기한다면 말장난으로 피하지 말고 차분하게 이유를 주고받아야 한다.

자만형 구매자.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경험으로 이미 아시겠지만”, “훌륭한 판단으로 결정하셨듯이” 같은 말로 상대에게 경의를 보이는 듯하면서 설명을 끼워 넣으라고 저자는 말한다. 판매자는 늘 자신이 위대한 사람 앞에 있음을 알아보는 듯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돌벽형 구매자. 자존심과 굳셈이 강하다. 정면의 벽을 부수려 하지 말고 넘거나 밑을 파거나 돌아가야 한다. 그가 아끼는 벽은 그대로 두되, 덜 지켜지는 옆문과 뒷문을 찾으라는 군사적 비유가 다시 등장한다.

앞문을 열어 주지 않으면 부엌문이나 응접실 옆문으로 가라는 표현까지 이어진다. 정면을 지키는 데 온 힘을 쓰는 사람은 측면과 후방을 비워 두기 쉽다는 전제다. 오늘날에는 이 자체가 고객의 명시적 경계를 우회하라는 위험한 사고임을 뒤의 편집 노트에서 구분한다.

성마른 구매자. 인정 욕구와 공격성이 소화 불량, 지친 신경과 결합한 유형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다투지 말고 불쾌한 태도가 오리의 깃털에서 물이 미끄러지듯 지나가게 두라. 침착하고 자신 있게 일정한 목소리로 설명을 계속하면 상대도 차츰 낮아진다. 두려워하지도 화내지도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되 확고하고 절제된 어조를 유지해야 한다. 판매자가 화를 내면 그 거래는 끝이다.

저자는 당시 신사상 운동의 표현을 빌려 상대의 심술이 존재하지 않는 듯 부정하라고도 한다. 말의 공격을 개인적 모욕으로 받아 되쏘지 말고, 판매 설명의 선을 놓치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거칠게 밀어붙이는 구매자. 파괴성과 자존심이 강하고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하려 한다. 침착하고 절제하며 확고하되 예의를 지키고, 상대가 당황하게 만들도록 내버려 두지 말라고 저자는 말한다. 겉으로 쇠와 강철 같아도 실제로는 얇은 회벽에 불과할 때가 많으므로 겁먹지 말고 자기 일을 계속하라는 것이다.

신중형 구매자. 주의와 지속성이 강하고 희망이 약하다. 보수적이고 두려움이 많으므로 “새로운 것”이나 “실험”이라는 생각으로 겁주지 말아야 한다. 새 상품이라면 익숙한 것과 연결하고, 급진적 유행의 추종자가 아니라 오래된 방식을 존중하는 사람처럼 말하라고 저자는 권한다.

교활형 구매자. 비밀성과 책략이 강한 “여우 종족”이다. 스스로 꾀를 내길 좋아하므로 상품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의미심장한 눈빛과 넓은 암시만으로 알려 주면, 자기가 생각해 냈다고 믿으며 만족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자신의 영리함을 자랑하는 사람에게는 그것을 알아보았음을 보여 주고, 그렇지 않다면 본성을 감추는 데 성공했다고 믿게 두라고 한다.

저자는 교활함을 가진 사람 대다수가 그것을 자랑스러워하며, 상대가 그 성질을 약간 냉소적으로나마 알아주는 것을 즐긴다고 본다. 반대로 인정 욕구가 약하다면 판매자가 본색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생각하게 두는 편이 낫다는 세부 조언을 덧붙인다.

위엄형 구매자. 자존심이나 인정 욕구가 강하다. 위엄이 진짜든 연기든 어조와 태도로 인정해 주면 좋아한다. 증조부나 주교 앞에 있다고 상상하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그는 한 유쾌하지만 경솔한 판매자가 이런 구매자의 옆구리를 찌르며 “이봐, 친구”라고 불렀다가 큰 거래를 잃은 일화를 든다.

그 고객은 너무 충격을 받아 졸도할 뻔했고, 판매자는 판매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말장난으로 일화가 끝난다. 상대의 격식이 허세처럼 보여도 억지 친근감으로 깨뜨리려 하지 말라는 교훈이다.

인색형 구매자. 소유욕에 움직이며, 판매자가 자기 돈을 가져가려 한다고 처음부터 의심한다. 저자는 그를 탓하지 말고 곧바로 “돈을 벌게 해 주거나 돈을 아끼게 해 줄 것”이 있다고 말해 주의를 돌리라고 한다. 이 두 주장만이 그가 받아들일 수 있는 논리라는 것이다.

지적 구매자. 거의 전적으로 이성과 판단에 의존하며 드물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약점과 편견, 감정을 건드리려는 시도를 모두 버리고 논리적·합리적으로 제안을 설명해야 한다. 거짓 전제나 궤변을 금세 알아차리므로 사실, 수치, 원리, 논리에만 기대어 똑바로 말하라고 한다.

이 유형 앞에서는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그럴듯한 이유를 붙이는 방식도 통하지 않는다. 전제가 사실인지, 그 전제에서 결론이 실제로 나오는지, 수치가 비교 가능한지를 차례로 보여 주어야 한다. 속이려 했다는 느낌을 주면 단지 반론을 얻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신뢰까지 잃는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자발적 마음과 비자발적 마음

지금까지는 구매자의 바깥 마음, 곧 자발적 마음을 다뤘다. 이제 저자는 안쪽 마음, 곧 비자발적 마음으로 옮겨 간다. 심리학자들은 이 두 면에 여러 이름을 붙이지만, 판매에서 두 층위가 모두 움직인다는 사실과 그 작동 방식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두 가지 활동 양상이 있다. 하나는 고등 동물이나 어린이처럼 충동에 따라 움직이고 의지의 제약을 덜 받는다. 주의는 쉽게 끌리지만 관심과 호기심이 깨어나지 않으면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새것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충동적이고 특정 방향의 설득과 암시에 민감하다. 모방하고, 공황에 빠지고, 앞사람을 따라가며, 이성보다 감정에 의지하고, 욕망이 깨어나면 거의 자동으로 움직인다. 저자는 이를 지성이 왕좌에 오르기 전 인류의 과거에서 물려받은 본능적 마음, 곧 비자발적 마음이라 부른다.

아무리 발달한 개인에게도 이 마음은 남아 있으며,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는 지성과 의지가 중심인 다른 마음, 곧 자발적 마음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본다. 자발적 마음이 강한 사람은 감정 위에 지성을, 욕망 위에 의지를 놓는다. 감정을 지성의 점검에 부치고 의지로 욕망을 억제한다. 의지는 흔히 행동을 밀어붙이는 힘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욕망의 행동을 막고 붙드는 데 더 자주 쓰인다. 발달한 의지의 중요한 임무는 억제이며, 그 억제는 판단이나 지성의 결정에 기대어 있다.

모든 사람에게 두 마음이 함께 있다. 비자발적 마음 뒤에는 그것을 지키는 자발적 마음이 있고, 아무리 강한 자발적 마음 뒤에도 제약에서 벗어나 제 방식대로 표현되려는 비자발적 마음이 있다. 주인이 주의를 늦추거나 지치면 숨은 성향은 “고양이가 없는 사이”에 뛰논다.

‘쉬운 씨’와 ‘까다로운 씨’의 상점

저자는 이 두 마음을 동업자 둘로 그리면 기억하기 쉽다고 말한다. 판매자는 그 회사와 거래를 따내려 한다. 한 동업자는 느긋하고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이 있으며, 비위를 맞추고 달래고 설득하기 쉽다. 순간의 욕망과 감정에 움직이고 남의 눈에 잘 보이고 싶어 하며, “아니요”보다 “예”라고 말하기를 편하게 느낀다. 저자는 그에게 ‘이지보이(Easyboy)’라는 이름을 붙인다.

다른 동업자는 냉정하게 계산하며 감정을 거의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을 이성과 판단에 부친다. 편견에 움직이지 않고 흥정을 꼼꼼히 하며 달래거나 몰아붙이는 시도에 화를 낸다. 그의 이름은 ‘하드펠로(Hardfellow)’다.

‘이지보이와 하드펠로 상회’에서는 일이 나뉘어 있다. 이지보이는 기질에 맞는 여러 일을 하지만, 구매는 하드펠로가 맡는다. 경험상 이지보이는 감정에 휩쓸리고 영향을 너무 쉽게 받아 그 일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지보이는 “아니요”를 못 하고 하드펠로는 “예”를 거의 못 한다. 그런데도 호기심 많은 이지보이는 판매자의 설명 자리에 늘 얼씬거리며 하드펠로의 권한을 질투한다. 가끔 끼어들고, 동업자이므로 사소한 구매 정도는 허락받는다. 더구나 자신이 하드펠로보다 훌륭한 구매자라고 믿고 기회만 나면 그 능력을 보이려 하지만 대개 일을 망친다.

하드펠로가 너무 바쁘거나 지쳐 판단력이 약해질 때, 혹은 구매의 한 특징에 몰두해 나머지를 놓칠 때 이지보이가 손을 댄다. 판매자들은 이 사정을 알고 이지보이가 곁에서 역할을 하도록 꾸민다. 그는 달래고 치켜세우고 이끌면 달의 모퉁이 땅이나 도금도 안 된 가짜 금괴까지 살 사람처럼 묘사된다. 반면 가치 있는 정직한 제안을 가진 판매자는 하드펠로에게도 논리와 사업의 언어로 다가갈 수 있다. 그래도 이지보이는 바쁜 하드펠로에게 설명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동맹이 된다.

어떤 이들은 하드펠로를 옆길로 빼내고 이지보이가 구매하게 만드는 법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부도덕한 판매자가 하드펠로가 점심 뒤 낮잠을 자는 사이 이지보이의 약점을 이용했다는 소문도 있다. 상회는 부인하지만, 뒷문을 받치는 가짜 금괴와 금고 속 쓸모없는 금광 주식, 푸른 하늘 한 구획의 권리증을 보면 소문에 뭔가 있었을지 모른다고 저자는 농담한다.

모든 마음은 이지보이와 하드펠로의 상회다. 어떤 사람에게서는 이지보이가 더 큰 힘을 쓰고, 어떤 사람에게서는 둘의 권한이 비슷하며, 또 어떤 사람에게서는 하드펠로가 능력을 발휘해 이지보이를 뒤로 밀어낸다. 저자는 누구든 자기 경험을 돌아보면 이지보이가 슬픈 장난을 친 순간과 하드펠로가 자리를 비운 순간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지보이를 “더 높은 마음”이라 부르는 당대의 저술가들을 반박하고, 그것은 합리적 단계보다 본능적 단계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은 진화와 인종을 위계화하던 20세기 초의 언어까지 끌어와 설명한다. 저자는 이 마음이 활력과 에너지를 주지만 지성과 의지로 통제하지 않으면 저주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이 비유에서 하드펠로는 늘 완벽한 심판도 아니다. 일이 몰리면 구매에 온 주의를 주지 못하고, 피곤하면 판단이 흐려지며, 한 특징에 몰두한 나머지 다른 조건을 빠뜨린다. 바로 그 틈에서 이지보이가 영향력을 얻는다. 정직한 제안을 가진 판매자도 이지보이의 호기심 덕분에 설명할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부도덕한 판매자는 그 취약한 순간을 골라 쓸모없는 주식과 가짜 권리를 떠넘긴다.

따라서 두 마음의 구분은 사람을 이성적인 부류와 감정적인 부류로 나누는 분류표가 아니다. 한 사람 안에서 상황에 따라 주도권이 오가는 두 활동 양상을 그린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과거 구매를 돌아보면 충동이 판단을 앞지른 순간과 판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순간을 누구나 발견할 것이라고 말한다.

스타트업 적용 노트 — 2026

고객을 유형이 아니라 의사결정 환경으로 보라

이 장의 골상학과 외모·성격 유형론은 과학이 아니다. 머리 모양으로 결단력이나 양심을 읽을 수 없고, 사람을 ‘인색형’, ‘교활형’, ‘성마른 유형’으로 고정하면 편견만 강화된다. 진화와 인간 집단을 높고 낮음으로 나누는 표현도 오늘날 받아들일 수 없다. 이 번역은 역사적 원문을 확인하기 위해 보존했을 뿐, 스타트업북스가 이를 지지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늘의 제품팀이 가져갈 수 있는 것은 훨씬 제한적이다. 고객마다 새로움에 대한 허용도, 증거를 요구하는 정도, 결정 속도, 위험 감수성이 다르다는 관찰이다. 이를 외모나 성격표로 추측하지 말고 인터뷰, 행동 데이터, 명시적 선호, 사용 맥락에서 확인해야 한다. “보수적인 사람을 속여 새것을 옛것처럼 보이게 하라”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그대로인지 정확히 설명하라. “감정적인 마음이 지친 때를 노려 구매시켜라”가 아니라, 숙고할 시간과 비교 자료, 쉬운 취소 절차를 제공하라.

현대 인지과학에서도 빠르고 직관적인 판단과 느리고 숙고하는 판단을 구분하지만, 이를 ‘쉬운 씨’를 제압해 결제시키는 기술로 쓰면 다크 패턴이 된다. 피로, 공포, 사회적 압력, 허위 희소성으로 자발적 선택을 약화시키는 순간 판매는 설득이 아니라 착취로 바뀐다. 좋은 판매는 고객의 두 마음이 같은 결론에 도달하도록 돕는다. 감정적으로도 납득되고, 이성적으로 검토해도 조건과 가치가 분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