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과 의지짧은 고전 · 3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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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42 · 짧은 고전 · 03

2부 망설임은 충동과 억제의 교착이다

이제 더 복잡한 사례로 가보자. 두 생각이 마음속에 함께 있다고 하자. A만 있다면 특정 행동으로 방출되지만, B는 다른 행동이나 A의 행동 뒤에 올 결과를 떠올리게 해 우리를 물러서게 한다.

심리학자는 두 번째 생각 B가 첫 번째 생각 A의 운동 효과를 멈추거나 억제한다고 말한다. 이 사례를 분명히 보기 위해 억제 일반을 잠깐 살펴보자.

신경은 움직이게도 멈추게도 한다

생리학의 가장 흥미로운 발견 하나는 약 50년 전 프랑스와 독일에서 동시에 이루어졌다. 신경 흐름은 근육의 행동을 시작하게 할 뿐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행동을 멈추거나 원래 일어날 행동을 막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운동 신경과 나란히 정지 신경이 구별됐다. 예를 들어 미주신경을 자극하면 심장 운동이 멈추고, 내장신경은 이미 시작된 장의 운동을 멈춘다.

하지만 곧 이런 관점이 너무 좁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지는 특정 신경만의 고유 기능이 아니라 적절한 조건에서 신경계의 어떤 부분이든 다른 부분에 행사할 수 있는 일반적 기능이었다.

상위 중추는 아래 중추의 흥분 가능성을 끊임없이 억제하는 듯하다. 대뇌반구를 전부 또는 일부 제거한 동물의 반사는 과장된다. 개의 옆구리를 긁으면 같은 쪽 뒷다리가 대개 허공에서 긁는 움직임을 하는 흔한 반사가 있다. 골츠가 처음 기술했듯 대뇌반구를 손상시킨 개에게서는 이 반사가 너무 끊임없이 일어나 옆구리 털이 모두 닳을 정도다.

당시 ‘백치’라고 불린 사람에게서 대뇌반구 기능이 크게 억눌린 경우, 보통 사람이라면 억제될 하위 충동이 몹시 불쾌한 형태로 나타나곤 한다고 제임스는 설명한다.

더 높은 정서 성향이 낮은 성향을 잠재우는 일도 잘 알려져 있다. 두려움은 식욕을 멈추고, 어머니의 사랑은 두려움을 없애며, 존중은 성욕을 억제한다. 도덕적 삶의 더 미묘한 장면에서는 이상을 향한 움직임이 갑자기 강해질 때 동기의 가치 척도 전체가 균형을 바꾸는 듯하다. 낡은 유혹의 힘이 사라지고, 조금 전까지 불가능했던 일이 가능할 뿐 아니라 쉬워진다. 더 높은 정서가 그것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를 ‘더 높은 정서가 지닌 축출의 힘’이라고 잘 표현해왔다.

숙고는 두 생각이 맞선 상태다

억제 개념을 관념 과정에 적용하기는 쉽다. 침대에 누워 일어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아침의 지독한 추위와 따뜻한 침대의 기분 좋음도 마음속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첫 생각의 운동 결과가 막힌다.

두 생각이 교착 속에서 오르내리며 30분 넘게 그대로 있을 수도 있다. 이것이 망설임 또는 숙고 상태다.

숙고는 두 방식 가운데 하나로 풀리고 결정에 이른다.

  1. 잠시 기온을 잊으면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즉시 행동으로 방출된다. 문득 이미 일어나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2. 얼어붙을 듯한 기온을 계속 의식하면서도 일어나야 한다는 의무감이 아주 날카로워져 억제에도 불구하고 행동을 결정한다. 이때는 힘찬 도덕적 노력을 했다는 느낌을 받고 자신이 덕 있는 행동을 했다고 여긴다.

고유한 의미의 의지 행동, 곧 망설이고 숙고한 뒤 선택한 모든 행동은 이 둘 가운데 하나의 형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좁은 의미의 의지는 서로 충돌하는 여러 관념 체계가 있을 때만 일어난다. 복잡한 의식의 장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억제 장치가 극도로 섬세하다는 점이다. 초점에 있는 강하고 다급한 운동 관념도 가장자리에 있는 아주 희미한 반대 관념 하나 때문에 중화돼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를테면 집게손가락을 내밀고 눈을 감은 채 손에 권총을 쥐고 방아쇠를 당긴다고 가능한 한 생생하게 떠올려보자. 손가락이 오므라들려 떨리는 느낌도 꽤 받을 수 있다. 기록 장치에 연결하면 긴장이 시작된 작은 움직임을 분명 기록할 것이다. 그래도 손가락은 실제로 굽지 않고 방아쇠를 당기는 움직임도 실행되지 않는다. 왜일까?

움직임에 아무리 집중해도 실험의 전체 조건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뒤편, 곧 주변과 가장자리에는 동시에 ‘움직이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다. 노력도 다급함도 강조도 없고 주의로 특별히 강화하지도 않은 이 가장자리 의도가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억제 효과를 내기에 충분하다.

이것이 마음을 스쳐가는 생각 중 실제로 운동 결과를 만드는 것이 거의 없는 이유다. 덧없는 상상마다 행동이 된다면 삶은 저주이자 짐이 될 것이다.

추상적으로 관념운동 행동의 법칙은 참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의식의 장은 언제나 너무 복잡해서 대부분의 시간에는 억제하는 가장자리가 중심을 작동하지 못하게 한다.

생각들만으로 의지를 설명할 수 있는가

지금까지 나는 관념의 존재와 부재만으로 행동이 결정되는 것처럼 말했다. 한쪽의 관념과 다른 쪽의 행동 사이에 ‘의지’라는 제3의 중간 활동 원리가 들어갈 자리가 없는 듯이 설명했다.

여기서 유물론이나 운명론이 따라오는 것처럼 보여 놀랐다면 잠시 판단을 보류해달라. 곧 더 말할 것이 있다.

그동안 심리·신체 유기체를 기계적으로 본다면 인간 삶의 운명론적 그림을 그리기는 아주 쉽다. 행동은 여러 충동과 억제가 합쳐진 단순한 결과처럼 보인다. 하나의 대상은 존재함으로써 우리를 행동하게 하고, 다른 대상은 행동을 막는다. 대상이 깨운 감정과 불러낸 관념이 이쪽저쪽으로 흔든다. 정서끼리 서로 억제하며 게임을 복잡하게 만들고, 높은 정서가 낮은 정서를 없애거나 오히려 밀려난다.

이 과정에서 삶은 신중하고 도덕적인 것이 된다. 그러나 드라마의 심리적 행위자는 관념 자체뿐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영혼’, ‘성격’, ‘의지’는 관념의 전체 체계에 붙인 집합 이름일 뿐이다. 흄의 말처럼 관념은 배우이자 무대, 극장, 관객, 연극이다.

이것이 이른바 연상주의 심리학을 가장 급진적인 표현까지 밀어붙인 모습이다. 개념으로서 지닌 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모든 개념이 그렇듯 충분히 선명하고 생생해지면 믿음을 강하게 요구한다. 생물학적 훈련을 받은 심리학자는 대개 이를 주제에 관한 과학의 최종 결론으로 받아들인다. 이 단순성이 지닌 힘을 온전히 이해해 본 적이 없다면 현대 심리학 이론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다.

설명에는 장점이 있으니 당분간 이 관점을 따라가 보자.

스타트업 적용 노트 — 2026

미루기는 동기가 0인 상태보다 행동으로 가는 생각과 멈추게 하는 생각이 동시에 켜진 교착일 때가 많다. “왜 안 했어?”보다 A와 B를 적는다. 출시해야 한다는 생각 옆에 고객을 실망시킬 오류, 평판 손상, 끝없는 수정의 예상이 붙어 있을 수 있다. 해결은 결심을 재촉하는 것보다 어느 억제가 유효한 경고이고 어느 것이 막연한 공포인지 분리하는 데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