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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ATIONS 022 · 05

4부 황금 팔

황금 팔

옛날에 아주아주 인색한 사내가 있었어. 넓은 초원 한가운데에서 혼자 살았지. 아내가 있기는 했어.

그러다 아내가 죽었고, 사내는 초원 멀리 데려가 묻었어. 그런데 아내에게는 황금으로 된 팔이 하나 있었어. 어깨부터 아래까지 전부 순금이었지.

사내는 지독하게 인색했어. 정말 지독했지. 그날 밤 그는 잠을 이루지 못했어. 황금 팔을 너무나 갖고 싶었거든.

자정이 되자 더는 견딜 수 없었어. 자리에서 일어나 등불을 들고 폭풍 속으로 나갔지. 무덤을 파헤쳐 황금 팔을 꺼냈어. 바람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눈을 헤치고 또 헤치고 또 헤치며 나아갔어.

그러다 갑자기 멈췄어.

(여기서 제법 길게 멈춘다. 깜짝 놀란 얼굴로 귀를 기울인다.)

“세상에, 저게 무슨 소리지?”

그는 듣고, 또 들었어. 바람이 말했지.

(이를 맞물고 바람이 울고 헐떡이는 듯한 노랫소리를 흉내 낸다.)

“쉬이이이—쉬이이—”

그때 저 멀리 무덤이 있는 곳에서 목소리가 들렸어! 바람과 뒤섞여 무엇이 무엇인지 거의 가릴 수 없는 목소리였지.

“쉬이이—내—황—금—팔을—가져간—사람은—누구냐—쉬이이—내—황—금—팔을—가져간—사람은—누구냐?”

(이제 몸을 세차게 떨기 시작한다.)

사내는 벌벌 떨며 말했어.

“아이고! 아이고, 세상에!”

바람이 등불을 꺼 버렸어. 눈과 진눈깨비가 얼굴을 때리고 숨을 막았지. 사내는 겁에 질려 거의 죽을 지경으로 무릎까지 오는 눈을 헤치며 집으로 향했어.

얼마 지나지 않아 목소리가 다시 들렸어. 그리고—

(멈춤.)

그 목소리는 사내를 뒤쫓아 오고 있었어!

“쉬이이—쉬이이—쉬이이—내—황—금—팔을—가져간—사람은—누구냐?”

목초지에 다다르자 더 가까워진 목소리가 다시 들렸어. 어둠과 폭풍을 뚫고 오고 있었어! 오고 있었지!

(바람과 목소리를 되풀이한다.)

집에 도착한 사내는 위층으로 뛰어 올라가 침대에 몸을 던지고 머리와 귀까지 이불로 덮었어. 그 안에서 몸을 떨고 또 떨었지.

그런데 저 멀리에서 목소리가 또 들렸어! 오고 있었어!

얼마 뒤 이런 소리가 났지.

(두려운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며 멈춘다.)

툭—툭—툭—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어!

문고리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어. 사내는 그것이 방 안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았지.

곧 그것이 침대 옆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았어!

(멈춤.)

그리고 그것이 자기 몸 위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 숨조차 거의 쉴 수 없었어!

그다음에는 차—가—운 무언가가 머리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어.

(멈춤.)

목소리가 사내의 귀 바로 옆에서 말했어.

“내—황—금—팔을—가져간—사람은—누구냐?”

(아주 슬프고 원망스러운 목소리로 길게 울부짖는다. 그러고는 가장 이야기에 빠져든 청중 한 사람—원문은 아가씨가 좋다고 한다—의 얼굴을 똑바로 인상적으로 바라본다. 깊은 침묵 속에서 두려운 멈춤이 스스로 자라게 둔다. 정확히 알맞은 길이에 이르면 그 사람에게 갑자기 달려들며 소리친다.)

“네가 가져갔지!”

멈춤을 제대로 맞췄다면 그 사람은 귀여운 비명을 지르며 신발에서 튀어나올 만큼 펄쩍 뛸 것이다.

하지만 멈춤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 지금까지 해본 것 가운데 가장 까다롭고, 속을 태우며, 결과를 알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스타트업 적용 노트 — 2026

〈황금 팔〉은 읽을 때보다 소리 내어 해볼 때 구조가 보인다. 같은 문장이 반복될 때마다 거리가 가까워지고, 공연 지시는 청중의 몸이 결말보다 먼저 긴장하게 만든다. 이야기의 정보는 거의 없지만 시간과 거리, 소리의 변화가 경험을 만든다.

제품 데모도 기능 목록을 읽는 대신 하나의 상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 주어야 한다. 반복할 때마다 조건이 바뀌고, 사용자의 다음 행동이 궁금해지며, 마지막 결과는 설명보다 화면에서 먼저 도착해야 한다. 서사는 장식이 아니라 정보를 체험의 순서로 배열하는 기술이다.